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낙태권에 대한 단호한 지지를 선언했다. 내주 출간 예정인 회고록에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사전 입수한 회고록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여성이 임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신념에 의거해야 하며 정부의 어떤 압력이나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면서 낙태 문제에 있어 여성의 자기 결정권에 대한 절대적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왜 여성 자신 이외 누군가가 신체에 벌어지는 일을 결정해야 하느냐”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개인의 자유에 대한 근본 권리는 본인이 바란다면 임신을 중단할 권리를 부여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중단 여부를 결정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신체 결정권을 부정하는 것과 똑같다”며 “나는 이 믿음을 성인이 된 이후 평생 이어 왔다”고 적었다.
멜라니아 여사는 임신 후기 낙태에 있어서도 전폭적 지지를 확인하며 “이런 경우는 태아의 사망이나 사산으로 이어질 매우 드문 경우에 발생한다”면서 “시기가 중요하다”라고도 강조했다.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로 통하는 멜라니아 여사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거의 밝히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공화당과 직접적으로 배치되는 입장을 내놓는 일 역시 지극히 이례적이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낙태권 문제는 애리조나 등 핵심 경합주에서 여성 유권자의 표심을 가를 중요한 정책 이슈로 평가된다.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우위로 재편된 대법원이 2022년 낙태권 폐지 결정을 내리며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중대한 위기에 봉착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실제 낙태권에 대한 결정이 각 주로 넘겨지며 공화당이 우세한 상당수 주에서 낙태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입법이 대거 진행된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 문제가 전국적 이슈로 부상하자 연방 차원의 낙태 금지 입법에 반대한다면서 결정은 각 주에서 내려야 할 사안이라며 ‘거리두기’ 방침을 이어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연방 차원의 낙태 금지법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는 또 회고록에서 슬로베니아에서의 어린 시절을 포함해 뉴욕에서 모델로 활동했던 당시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결혼하기까지의 과정도 기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 역시 이민자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이민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이 존재한다고 확인하며 “나와 남편의 이견 역시 우리 관계의 일부분이며, 나는 이것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대립하기보다 사적으로 다루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