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서 107만명에 달해
평균 임대료 ‘전국 1위’
고금리·매물부족 수요↑
한인·주재원 부담 ‘시름’
6개월 전 LA에 주재원으로 부임한 김모씨는 매달 렌트비 청구서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아파트 관리 비용 등을 합친 렌트비 부담이 매달 3,500달러가 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전기료와 인터넷 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이다.
김모씨는 “아이들의 학군과 치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주거지를 정했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렌트비가 과도하게 높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재계약 때 렌트비가 얼마나 올라갈지 벌써부터 겁이 난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에서 매달 3,000달러 이상의 렌트비를 내는 임차인이 107만명으로 전국 50개 주 가운데 사실상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캘리포니아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데다 고금리, 주택매물 부족까지 겹치며 주택 수요가 매매보다는 임대로 몰렸기 때문이다.
2일 인구조사국 주택 데이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전체 585만의 임차 가구 중 18.2%에 해당하는 107만가구가 매달 3,000달러 이상을 렌트비로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과 비교해 4년 만에 무려 58만7,787가구가 늘어나며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19년에는 전체 임차인 가운데 8.3%만 매달 3,000달러 이상을 렌트비로 냈다.
실리콘밸리닷컴은 “이는 전국에서 가장 큰 증가율”이라며 “3,000달러 클럽에 추가로 가입한 180만명의 거주자 가운데 3분의 1이 캘리포니아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 순위를 살펴보면 하와이는 전체 임차가구 중 3,000달러 이상을 내는 가구 비중이 21.2%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캘리포니아(18.2%), 워싱턴 DC(16.8%), 매사추세츠(13.6%), 뉴욕(12.8%), 플로리다(7.2%), 텍사스(2.9%) 순이었다.
캘리포니아는 비싼 주택가격과 렌트비, 비싼 생활물가 등으로 악명이 높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캘리포니아는 월 평균 임대료 비용 순위에서 1,992달러로 전국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국 평균인 1,406달러보다 42%나 높은 수준이다.
이어 하와이(1,940달러), 워싱턴DC(1,904달러), 콜로라도(1,771달러), 매사추세츠(1,757달러)로 집계됐으며, 텍사스는 1,413달러로 18위, 플로리다는 1,719달러로 7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고금리에다 주택가격 상승, 주택매물 부족 등과 같은 악재가 종합적으로 겹친 데 따라 주택시장에서 임대에 머물기를 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3,000달러 이상의 임차료를 내야하는 지역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싼 임대료가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지갑만 얇게 만들고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3,000달러 이상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 임차인의 전국 평균 증가율은 159%에 달한다. 증가율 1위를 기록한 지역은 와이오밍으로 무려 1,998%나 늘었고, 이어 웨스트버지니아(1,032%), 미시시피(650%), 메인(638%), 델라웨어(569%)였다. 캘리포니아의 주요 경쟁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텍사스는 24위로 251% 늘어났고, 플로리다는 12위로 4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캘리포니아는 123% 늘어나 43위를 기록했다.
<미주 한국일보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