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남부 테러 목표물 표적 습격” 공식 발표
국경 마을 봉쇄… 고강도 포격·공습·탱크 진입도
헤즈볼라 “이스라엘군 움직임 포착해 반격 가해”
18년 만에 다시 지상전… 중동 확전 양상 본격화
이스라엘군이 국경을 넘어 레바논 남부 접경 지역에서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지상전을 개시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레바논을 무대로 본격적인 확전 양상을 띠게 됐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지상 전투는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 이후 18년 만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 수위도 최고조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내각, 군사 작전 ‘다음 단계’ 승인
영국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는 1일 오전 1시 50분쯤(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군은 레바논 남부 국경 지역의 헤즈볼라 테러 목표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제한적·국지적이고 표적화된 ‘지상 습격(ground raids)’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목표물은 국경 근처 마을에 위치해 있으며, 이스라엘 북부의 지역사회에 즉각적 위협이 된다”고 덧붙였다. 헤즈볼라와의 ‘제한적 지상전’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스라엘 내각은 전날 오후 7시 30분 회의에서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 작전의 ‘다음 단계’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IDF는 공군과 포병대가 레바논 남부 군사 목표물을 공습, 지상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직전에 대해선 “군 총참모부와 북부사령부가 마련한 체계적 계획에 따라 수행하고 있으며, 몇 달간 훈련하며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헤즈볼라를 상대로 선포한 ‘북쪽 화살’(대규모 공습) 작전과 관련해서도 “상황 평가에 따라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가자지구 등 다른 전장에서의 교전과 병행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앞서 IDF 북부사령부는 전날 오후 8시 40분 성명을 내고 “메툴라, 미스가브암, 크파르길라디 등 레바논 국경에 접한 지역을 봉쇄하고 군사제한구역으로 선포했다”고 밝혔다. 곧이어 레바논군이 이스라엘 접경 지역 여러 곳에서 병력을 철수하며 ‘지상전 시작’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IDF는 레바논 남부에 강도 높은 포격을 퍼부었고, 일부 지역에선 대규모 전차포 발사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 탱크도 여러 마을에 진입했다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가 전했다.
미국 “이스라엘 작전, 사전 통보 받았다”
헤즈볼라도 IDF의 레바논 진입 사실을 확인했다. 헤즈볼라는 1일 0시쯤 성명을 내고 레바논 국경 지대 아다이시트, 크파르켈라 등 마을의 덤불 지대에서 국경을 가로지르는 이스라엘군 움직임을 포착했고, 레바논 민병대가 반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지상전’은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제거 작전 때와는 달리, 미국에도 사전 통보됐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미국 시간)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이 여러 작전에 대해 통보해 왔고, 현재 국경 근처의 헤즈볼라 인프라에 집중하는 제한적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우리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궁극적으로 이 갈등의 외교적 해결을 보길 원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