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명은 시리아로…식수·의료 등 레바논 인도적 상황 악화
이스라엘이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을 집중적으로 공습하면서 이 지역에서 닷새 만에 11만명 넘는 피란민이 새로 발생했다고 유엔이 전했다.
28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적지원조정실(OCHA)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전날까지 레바논에서는 이주민 11만8천466명이 새로 생겼다.
이달 23일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를 비롯해 동부 등 300여곳을 대대적으로 폭격한 때다.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소탕을 목표로 레바논 곳곳에 공습을 이어왔다.
5일간 전란을 피해 집을 떠난 피란민들은 주로 레바논 남부의 엘 나바티에, 동북부의 바알베크-헤르멜 등지 거주민이다.
이들 가운데 8만5천여명은 레바논 내 640개 대피소를 찾았고 나머지는 또다시 이동 중이거나 친척·지인 등의 거처로 피신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들어온 민간인도 5만명에 달한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레바논에 살던 레바논인과 시리아인 5만명 이상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시리아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시리아로 넘어온 이주민은 80%가 시리아인이고 나머지는 레바논인이며 여성과 어린이가 많은 것으로 UNHCR은 파악했다.
유엔은 레바논의 인도적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OCHA는 지난 23일 이후 레바논 곳곳의 수도시설이 고장 나 30만명이 깨끗한 물을 이용할 수 없게 됐고, 레바논 남부 등 고위험 지역 내 20개 1차 의료센터가 안전 문제로 폐쇄되면서 의료 접근성도 크게 제한된 상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