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에 비해 28% 올라
12개가 10달러까지 급증
먹기 힘들어지는 ‘서민음식’
조루 독감 등으로 인한 공급 상황 악화로 미 전국의 계란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26일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계란 가격(이하 12개 기준)은 1년 전에 비해 무려 28%나 급등했다.
12개 계란 가격의 전국 평균 가격은 3.20달러로 1년 전의 2.00달러에 비해 많이 올랐다. 또 지난 7월의 3.08달러와 비교해도 두 달 사이 12센트 올랐다.
연방 정부에 따르면 올해 48개 주에서 조류 독감이 발생하면서 계란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계란 가격은 말 그대로 ‘금란’이 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조류 독감으로 폐기처분된 암탉만 1억마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란 공급이 딸리면서 최근 전국 창고형 매장 코스코에서는 오후 시간대가 되면 계란이 완판돼 품귀현상을 빚는 일이 부쩍 늘었다. 또한 많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노란 계란은 아예 없고 흰 계란만 있는 경우도 많다.
전국 3.20달러 평균 가격은 말 그대로 전국 평균 가격이다. 전국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이미 4달러, 5달러대에서 판매되고 있다.
방목 계란이나 유기농 계란 등 소위 ‘고급’ 계란의 가격은 10달러에 육박하기도 한다.
계란 가격 상승은 식당 가격의 가격도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계란이 식당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식료품 재료 중 하나인 만큼 옴렛과 샌드위치 등 다양한 메뉴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계란 가격의 급등은 서민층에게는 큰 재정적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에서 계란은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2달러대의 가격으로 다양한 요리로 사용할 수 있고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어서이다. 그러나 이제 계란도 마음대로 먹을 수 힘든 시기가 도래했다.
고정 수입에 의존하는 서민층은 계란 구입도 부담이라는 반응이다. 은퇴한 한인 정모(78)씨는 “계란이 요즘 평균 4달러는 되는 것 같고 더 비싼 제품도 수두룩하다”며 “비싼 쇠고기를 포기한지 오래됐는데 이제는 계란까지 자주 먹기가 힘들어진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피크를 이뤘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낮다. 전국 평균 가격은 2022년 12월에는 4.25달러, 2023년 1월에는 4.82달러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를 기록했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조류 독감이 지속될 경우 계란 평균가격이 4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주한국일보 조환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