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보고서 …”美 경제에 엄청난 타격”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등을 겨냥해 내놓은 ‘관세 폭탄’ 공약이 현실화한다면 미국 경제 규모를 10% 가까이 갉아먹을 정도로 엄청난 타격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미국 싱크탱크의 전망이 나왔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전날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이 실현된다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차별화를 꾀하면서 미국에 ‘제조업 르네상스’를 열겠다는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하면 모든 외국 상품에 일괄적으로 10% 세금을 매기고 중국 상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불법 외국인과 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에 대한 발언권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공약이 실현되면 미국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물가가 치솟고 일자리도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PIIE는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2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두 시나리오에는 모든 외국산 제품에 10%,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가 부과되고 연준의 독립성이 침해된다는 공통 전제조건이 붙었다.
이 조건 하에 이른바 ‘낮은 조합’ 시나리오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130만명이 추방되고, 다른 국가들이 대(對)미 보복에 나서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반면 ‘높은 조합’ 시나리오에는 외국인 노동자 830만명이 추방되고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이 대미 보복에 나선다는 조건이 달렸다.
보고서는 신임 대통령 4년 임기가 끝나는 2028년까지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낮은 조합’ 시나리오에서는 기준치보다 2.8% 감소하고 높은 조합 시나리오에서는 9.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치란 2025년부터 2040년까지 연평균 실질 GDP 성장률을 1.9%로 가정했을 경우를 말한다.
미국 고용률도 2028년까지 기준치(연간 고용성장률 1.5%)보다 적게는 2.7%, 많게는 9%나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상승률도 2026년까지 ‘낮은 조합’ 시나리오에서는 기준치(연간 인플레이션 1.9%)보다 4.1%포인트, 높은 조합 시나리오에서는 7.4%포인트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보복에 나선다고 가정한다면 미국 실질 GDP는 더 줄고 물가는 더 오를 것이라는 게 PIIE의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공약의 여파는 당선 시 임기인 2028년께 끝나는 것이 아니라 2040년까지 일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이 보고서는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관련 공약만을 분석한 것이다.
PIIE의 아담 포센 소장은 “연구소가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공약은 아직 분석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추가 보고서를 내놓을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