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 정부는 18일 ‘우려했던 의료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묘수는 찾지 못한 채 추석 연휴를 보냈다. 추석 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자 양측은 내주 열릴 회동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추석 연휴 민심을 청취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회동에서 ‘의료계와의 대화’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며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등 아직 온도차가 있는 주제를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연휴 마지막 날인 대통령실의 분위기는 초긴장 상태가 역력했다. 지난 14일부터 사회수석실을 중심으로 비상체제를 가동했고, 성태윤 정책실장과 장상윤 사회수석이 직접 연휴 기간 동안 상황 보고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연휴 시작 전날인 13일 서울의료원과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찾았고, 추석 당일엔 강원도 육군 15사단의 의무대대를 방문하는 등 ‘의료 기관’ 방문을 추석 행보의 중심에 둘 정도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료진의 헌신,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큰 불상사 없이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이 체감하는 의료 공백의 심각성은 여전하다. ‘전공의 복귀’ 등을 의료 공백 해소의 과제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13일 엠브레인퍼블릭과 국민일보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급실 뺑뺑이’ 해법으로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55.8%가 ‘전공의 등 즉시 복귀’를 꼽기도 했다. 추석 연휴 시작 전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취임 후 윤 대통령이 역대 최저 지지율(20%)을 기록한 것 역시 의정갈등을 해결할 뚜렷한 행보가 없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당장 무슨 획기적인 대책이 있는 건 아니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권과 정부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을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 체코 순방(19~22일) 직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체코 순방을 마치면 윤 대통령이 곧바로 한 대표와의 지도부를 초청해 식사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정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여지는 모습에 대해 비판이 있었고 그런 점은 (회동을 계기로)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에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함께 의료계를 향해 “대화에 나서달라”는 공통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윤 대통령과 의료계와 대화 창구 역할을 맡은 한 대표가 얼마만큼 목소리를 일치시킬 수 있을지다. 한 대표는 의료계를 향해선 전제조건 없이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메시지를, 대통령실에는 변화된 자세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양측의 접점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여권 관계자는 “의료계에선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지만, 의대 증원은 윤 대통령 의료개혁의 핵심이고 (의대 증원 정책) 그 자체로는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며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은 그만큼 어려운 이슈를 풀어야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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