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불 사이 총구 쑥…”탕탕” 소리에 트럼프 에워싼 경호원
비밀경호국 요원이 인지해 선제 대응…SUV로 도주 용의자, 긴박한 추격전끝 체포
5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노린 암살 시도 사건이 2개월여 만에 또 다시 발생했지만, 비밀경호국(SS)의 선제 대응으로 다행히 불상사를 막을 수 있었다.
SS 요원의 적극적인 선제 대응이 없었다면 미국 대통령 선거일은 단 51일 남겨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엄청난 위기에 처할 수 있었던,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긴박한 상황이었다.
◇”탕, 탕, 탕, 탕” 총성 직후 트럼프 에워싼 경호대원들
사법당국의 언론 브리핑과 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동안 이 골프장은 부분적으로 폐쇄된 상태였고, 그는 5번과 6번 홀 사이에 있던 차였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1시30분께 몇 홀 앞서가던 SS 요원들이 골프장 울타리 사이로 비죽 들어온 AK 유형 소총의 총신을 발견하고 즉시 용의자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용의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지점에서 300∼500야드(274∼457m)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다고 SS 관계자는 밝혔다.
SS 요원은 즉시 총을 지니고 있던 용의자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절친이자 이날 그와 통화했다는 폭스뉴스 앵커 숀 해니티의 전언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달아 나는 ‘탕’ 소리를 들었다.
그 뒤 몇 초가 채 지나지 않아 경호국 요원들이 달려들어 그를 에워쌌는데, 그들은 어디서 총이 발사됐는지 알고 있었고 해당 위치를 주시했다고 한다.
또한 즉시 강철 보강재와 기타 보호 장비를 갖춘 ‘고속 카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낚아채 싣고 갔다고 해니티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단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로 이동한 뒤 약 15분 거리에 있는 마러라고 자택으로 돌아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고속도로 폐쇄…맹렬한 추격전 끝 용의자 검거
SS로부터 사건을 전해들은 보안관실은 긴박하게 현장으로 출동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주요 단서가 된 것은 현장 목격자가 찍은 용의자 차량 뒤편의 번호판이었다.
이 목격자는 SS의 총격을 피한 용의자가 지니고 있던 소총을 떨어뜨리고 울타리 덤불 사이에서 뛰어나와 검은색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달아났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또한 용의자의 차량 뒤편에서 번호판이 식별되는 사진을 찍어 제공하고 용의자의 인상착의도 설명했다.
그 뒤 용의자를 잡기 위한 당국의 추격전은 숨가쁘게 진행됐다.
팜비치카운티 인근 마틴 카운티의 95번 고속도로(I-95)는 폐쇄됐고, 헬기와 순찰차 20여 대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I-95 고속도로를 달리던 한 운전자는 “경찰관 여럿이 우리 뒤에서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는 것을 봤다”면서 이어 “검은색 닛산 차 한 대가 속도를 높이며 차들 틈에 끼었다가 빠지면서 달리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추격전이 “미친 짓(insane)”이었다면서 “닛산 차 한 대가 우리 바로 옆을 맹렬히 달려갔고, 경찰차 여러 대가 최소 시속 90마일(144㎞)로 달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이 그의 차량을 정차시키자 용의자는 순순히 차에서 내렸으며, “비교적 침착했다”고 당국은 전했다. 골프장 주변에 총기를 남겨두고 그대로 도망쳤던 그는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
용의자는 감정을 별로 드러내지 않았고, “무슨 일이냐?”고 묻지 않았으며, 체포 직후 어떤 진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하와이에 거주하는 백인 미국인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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