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 공략 위해 경제 문제 부각 등…”조언 무시해야” 신중론도

영국 총선에서 14년 만에 집권에 성공한 노동당에서 대선을 앞둔 미국 민주당을 향한 ‘훈수’가 쏟아지는 분위기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7월 당시 영국 총선에서 키어 스타머 가 이끄는 노동당의 승리에 공헌한 전략가들은 최근 워싱턴에서 카멀라 해리스 캠프의 전략가들과 만나 경험을 공유했다.

일단 영국 노동당과 미국 민주당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 스타머 총리를 도왔던 참모들의 시각이다.

노동당의 집권을 이끈 스타머 총리와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모두 검사 출신의 정치인이다.

또한 노동당이 선거 과정에서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공략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 것처럼 민주당도 경합 주를 비롯해 부동층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와 관련, 노동당 전략가들은 해리스 캠프 관계자들에게 중도좌파인 노동당 성향이지만 최근 선거에서 보수당에 표를 던졌던 유권자들을 공략한 성공담을 소개했다.

노동당 성향의 유권자들이 2016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와 2019년 총선에서 브렉시트 완수를 공약으로 내건 보수당에 투표한 이유는 경제적인 어려움 탓에 변화를 갈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유권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노동당은 주거 지원과 고용 안정과 같은 경제 분야의 공약을 부각했다.

노동당의 전략가들은 민주당도 부동층을 공략하기 위해선 경제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산층의 붕괴를 우려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상승에 고통스러워하는 유권자들의 표를 얻어야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스타머 총리의 정책 담당 참모였던 클레어 에인즐리는 “트럼프를 인간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가 약속하는 변화에 기대를 거는 유권자들이 있다”며 “그런 유권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유권자층을 공략하기 위해선 청년층이나 소상공인에 대한 세제 혜택 등 구체적인 공약을 반복해서 부각해야 한다는 것이 에인즐리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번 대선에서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이민과 국경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역시 이민 문제에 우려하는 유권자들을 겨냥해 ‘불법 이민에 관여하는 범죄조직을 소탕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노동당처럼 해리스 후보도 강력한 입장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노동당과 민주당은 양국에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지닌 것으로 분류되지만, 이념적인 성향이 동일하지는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과거에도 두 정당의 협력 사례는 적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수석 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엑설로드는 노동당 최연소 당수였던 에드 밀리밴드를 도왔고, 민주당 전략가인 스탠 그린버그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를 보좌하기도 했다.

다만 영국과 미국의 정치 시스템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노동당의 훈수가 민주당에도 적용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신중론도 없지 않다.

영국 정치권에서도 활동한 미국 정치 전문가 조엘 베넨슨은 “해리스 캠프는 지금 앞서 있다”라며 “각종 훈수들을 무시하고 지금까지 했던 것들을 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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