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조사 내용 발표…사고 이후 도로 통행 재개에 15시간 걸려

미국에서 지난달 발생한 테슬라의 전기 트럭 ‘세미’ 배터리 화재 당시 불을 끄는 데 5만 갤런(19만L)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물이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발표한 ‘테슬라 전기 트럭 고속도로 화재 사건’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80번 고속도로(I-80)에서 지난달 19일 오전 3시 13분께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현장에 파견된 소방대는 총 5만갤런(18만9천271L/189㎥)의 물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가정용 소규모 수영장(6m×3m×1.5m)에 들어가는 물의 7배 수준이고, 올림픽 규격 수영장(2천500㎥)의 물 용량과 비교하면 약 13분의 1 수준이다.

소방대는 화재를 진압하면서 열화상 스캐너로 배터리가 식을 때까지 온도를 측정했다.

배터리가 완전히 식어 도로 교통이 재개되기까지는 약 15시간이 걸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앞서 소방관들은 이 사고 현장에서 전기 트럭의 배터리가 타오를 당시 온도가 화씨 1천도(섭씨 540도)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이 사고는 테슬라 직원이 전기 트럭 세미를 몰고 캘리포니아 리버모어에서 네바다주 스파크스의 테슬라 시설로 가던 중 발생했다.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커브 오르막길에서 차량이 달리던 중 도로의 오른쪽 바깥쪽으로 이탈해 반사식 도로 경계 표지판에 부딪힌 뒤 옆에 있던 직경 32㎝의 나무를 들이받았고, 그 직후 차량의 배터리에서 불이 일었다.

운전자는 곧바로 차량에서 빠져나와 다치지 않았고, 다른 부상자도 없었다.

화재가 신고된 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와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CAL FIRE), 캘리포니아 교통국(Caltrans) 요원들이 현장에 출동했고, 사고 확산 방지를 위해 도로를 폐쇄했다.

소방 당국은 산불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헬기를 동원해 이 일대에 방화제를 살포했다.

테슬라도 기술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해 고전압 위험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 등 당국을 지원했다고 NTSB는 전했다.

NTSB는 유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 권고 사항을 발표하기 위해 사고의 모든 측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2017년 11월 세미를 처음 공개하고 2022년 12월 첫 완성차를 식음료업체 펩시코에 인도했지만, 대용량 배터리 공급이 부족한 문제 등으로 인해 아직 대량 생산은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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