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제명 손준호, 여전히 의문투성이…유죄 판결문, 실마리 될까

심정 밝히는 손준호 (수원=연합뉴스)

손준호 “3천700만원 받은 이유는 기억 안 나지만…불법·승부조작 절대 아냐”

에이전트, 손준호가 기억 못 하는 이체 건에 금품수수 혐의 적용됐다며 결백 주장

손준호 측 “우리도 판결문 못 봐 세부 혐의 모른다…열람 요청 고려해보겠다”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 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가 “100% 진실만을 얘기했다”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적지 않다.

중국 법원의 판결문이 손준호를 둘러싼 궁금증을 해결하는 1차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준호는 11일(이하 한국시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내 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게 씌워진 승부 조작 혐의와 이에 따른 중국축구협회의 영구 제명 징계에 대해 결백을 호소했다.

손준호는 20만위안(약 3천700만원)을 산둥 타이산 동료였던 진징다오로부터 받은 사실이 있으나, 이 금액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승부조작 등 불법적인 금전 거래는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손준호의 에이전트는 손준호가 중국 법원으로부터 20만위안 금품수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고, “판사와 형량을 협상해 이미 구금돼있던 10개월만큼의 형량을 받는 걸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에이전트는 손준호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 이체 내용에 중국 법원이 금품수수 혐의를 갖다 붙였다는 취지로 승부조작에 대한 무혐의를 주장했다.

1시간 30분 넘게 진행된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손준호의 혐의를 뒷받침하거나, 그의 결백에 힘을 싣는 공식 문서·자료 등 뚜렷한 증거가 단 하나도 제시되지 않아 여전히 의문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 손준호 측, 판결문 받아본 적 없어…”열람 요청 고려”

중국에서 금품 수수 혐의 유죄 판결로 약 10개월 만에 석방된 손준호는 하루빨리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한다.

손준호의 에이전트는 “한국 귀국 자체가 중요한 상황이었다. 판결문을 통해 손준호에게 적용된 자세한 혐의 사실을 확인해볼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우리도 판결문은 받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판결문 열람 요청을 고려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와 전북 현대, 수원FC가 손준호 측에 판결문을 요청했으나 국제이적동의서(ITC)가 빠르게 발급된 덕에 판결문에 상관없이 국내 무대에 복귀할 수 있었다고 한다.

‘판결문을 취재진에 공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손준호 측은 “판결문은 우리도 받아보지 못했다. 중국 변호사와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

판결문엔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한 세부 범죄사실은 물론, 금품 대가로 승부 조작이 언급됐을 시 승부 조작 대상으로 지목된 경기에서의 실제 불법 행위 여부, 방법 등에 대해서도 적시됐을 것으로 보인다.

◇ ’20만위안’ 금품 수수…판결문에 대가성 관련 언급 담겼을까

손준호는 재판을 앞두고 중국 법원 판사와 당국 고위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20만위안에 대한 금품 수수 혐의를 인정하면 이른 시일 내에 석방해주겠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도 이어갈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장 한국의 가족 품에 돌아가는 게 최우선이었던 손준호는 아내, 변호사와 상의 끝에 이 제안을 수락했다.

다만 손준호는 ‘금품수수 자체만 인정했지, 승부조작 등 대가성을 인정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법원이 20만위안에 대한 대가성이 있다고 본 건지, 손준호가 20만위안을 어떤 이유로 받았다고 판단했는지 등은 알 수 없다.

손준호 측은 정확히 법원이 어떤 이유로 어떻게 판결했다는 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절대 불법이나 승부조작을 해주는 대가로 받은 돈은 아니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 어떤 혐의를 ‘거짓 자백’했나…판결에도 영향 끼쳤나

손준호는 지난해 6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 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가 공안에 연행됐다.

갑작스럽게 체포된 손준호는 ‘변호사를 선임할 필요조차 없는 간단한 사안’이라는 중국 공안의 말을 믿었다고 한다.

이에 변호사 없이 공안의 조사를 받았고, 한국어를 어눌하게 구사하는 통역자의 도움만 받았다고 했다.

손준호는 중국 공안이 아내와 아이들을 언급하며 ‘혐의’를 인정하라고 협박했고, “지금이라도 인정하면 이르면 7∼15일 뒤에 나갈 수 있다고 회유했다. 겁도 났고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손준호의 에이전트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당초 손준호에게 ’60∼65만위안(약 1억3천만원) 규모의 뇌물 수수 혐의’를 씌웠다.

뇌물 수수 혐의는 금품 수수에 대한 대가성 입증 여부가 관건인데, 손준호는 “중국 공안이 지난해 1월 산둥-상하이 전 승부 조작에 내가 가담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준호는 ‘불법 구금·강압 수사’를 못 이겨 거짓으로 자백했으나, 이후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60∼65만위안 뇌물 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자백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구금 기간 내내 무혐의를 호소했다는 손준호는, 재판에서는 중국 판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20만위안 금품 수수 혐의’를 인정했지만 승부 조작 혐의엔 단 한 번도 동의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축구협회가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전(前) 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고 발표한 만큼, 판결문에 손준호의 승부조작 혐의가 언급됐는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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