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노화를 촉진하거나 검게 된다고 햇빛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거나, 자외선차단제를 많이 사용하면서 햇빛을 제대로 쬐지 않아 비타민D가 부족해졌다. 하루 10분간 신체의 10%만 햇빛에 노출해도 비타민D 필요량을 보충할 수 있는데 말이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만성피로뿐만 아니라 우울증 골다공증 수면장애 감기 비만 충치 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게다가 최근 비타민D가 부족해지면 손 저림과 감각, 근력 저하를 일으키는 손목터널증후군까지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이 비만하면 비타민D가 결핍해질 가능성을 4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비만 척도인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한 여성이 비타민D 결핍 판정을 받을 가능성은 BMI 25 미만 여성보다 4.1배 높았다.
김문찬 울산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15년 3월∼2016년 2월 대학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585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비타민 D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에서다.
그래서 보건복지부가 정한 ‘한국인영양소섭취기준’에서 성인의 비타민D 섭취 기준을 하루 5㎍에서 10㎍으로 2배 높였다. 비타민D는 바깥 활동으로 햇빛에 의한 합성량을 늘리는 것이 가장 좋다. 현대인의 생활패턴을 고려하면 충분한 식품섭취로 보완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타민D가 함유된 식품 종류가 매우 제한적이고 함량도 미미해 일부 비타민D가 강화된 식품류와 보충제 정도가 비타민D의 주요 공급원으로 알려져 있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실시한 ‘한국형 총 식이조사’ 연구에서 비타민D가 전혀 없었던 표고버섯을 햇빛에 노출했더니 비타민D가 상당량 만들어졌다. 표고버섯 두세 송이만 먹어도 성인의 비타민D 하루 필요량을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버섯을 뒤집어 포자 쪽을 햇빛에 노출하거나 얇게 썰어 표면적을 넓게 해 햇빛에 노출하면 더 많이 생성됐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표고버섯 같은 식품을 햇빛에 건조해뒀다가 비타민D가 부족한 겨울에 먹었다. 조상의 지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굳이 전통 방법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생 표고버섯을 1~2시간만이라도 햇빛에 노출했다가 조리해 먹으면 비타민D를 손쉽게 챙길 수 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