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중국 알리바바가 e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국내 역직구 시장 공략 청사진을 꺼냈다. K뷰티·K패션 등 국내 제조사의 역량을 알리 플랫폼에 태워 세계 시장에서 아마존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빠르면 3년 안에 한국 소비자들 절반의 선택을 받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법인 대표는 3일 알리바바 중국 항저우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셀러들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셀링 서비스’를 이달 25일 론칭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전세계 180개 국가의 소비자 1억 5000만 명을 보유한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파트너사들과 함께 세계로 나갈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올린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3~5년 안에 한국 온라인 쇼핑 고객의 50% 이상이 알리를 이용하게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해외 직구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 대표는 알리의 기능 확대를 강조했다. 지금과 같이 중국산 저가 생필품에서 벗어나 그로서리부터 전자제품, 뷰티, 패션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서 타오바오가 만능으로 불리는데 우리는 한국에서 ‘만능의 알리익스프레스’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셀링 측면에서 알리바바의 역직구 시장 진출은 국내 입점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해외 판매망을 직접 설립하기 힘든 중소기업과 셀러들이 알리익스프레스를 포함한 알리바바의 .플랫폼을 통해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등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 외에 동남아를 기반으로 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플랫폼인 라자다, 트렌디욜, 다라즈, 미라비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알리바바 입장에서는 한국 제조역량을 무기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현재 글로벌 e커머스 시장에서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처럼 국경을 초월한 플랫폼들이 떠오르고 있다. 이들 입장에서 한국의 K팝 인기에 이은 K뷰티는 탐나는 킬러 콘텐츠다.

알리바바의 전략이 한국을 통한 전세계 진출로 확장되면서 국내 물류센터 설립에는 속도 조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연내에 국내 물류센터를 설립해 가동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장 대표는 “3년 이내에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알리가 한국을 글로벌 물류 허브로 삼을 경우 중국에서 가까운 평택보다 국제공항이 가까운 인천에 물류센터를 세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 대표는 물류센터 운영을 위해 국내 기업과 협업하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물류센터를 독자적으로 구축하기보다 한국의 파트너사와 함께 진행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배송 주계약사인 CJ대한통운와 협력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CJ대한통운은 이미 인천에 글로벌 권역 물류센터(GDC)를 운영 중이어서 양사의 협업 실효성이 높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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