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역 농협과 축협의 재정 건전성에 초비상이 걸렸다. 대출 연체액이 올 들어서만 5조 원 넘게 급증해 15조 원에 육박했고 연체율이 10%가 넘는 부실 우려 조합은 85곳으로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폭증했다. 지역 농·축협의 재정 악화가 심각해 농협중앙회가 보다 전향적이고 강제성을 띤 건전성 회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농협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지역 농·축협 1111곳의 대출 연체율 및 연체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말 기준 연체율이 10%가 넘는 농·축협은 85곳으로 지난해(26곳)보다 3.3배 늘었다.

올해 기준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32.97%로 대출채권의 3분의 1이 회수가 불분명한 상태를 보였다. 올 상반기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37.61%에 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 넘는 연체율을 보인 조합도 2곳이나 됐다.

연체율 상승이 지속돼 전체 농·축협 대출액 349조 9652억 원 중 8월 말 현재 연체 규모는 14조 5919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연체액(9조 4688억 원)에 비해 5조 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지역 조합들의 건전성 악화로 농협중앙회의 연체율 관리에는 비상이 걸렸다. 중앙회는 올해 농·축협 대출 연체율 관리 목표치를 2.90%로 잡았지만 8월 기준 평균 연체율은 4.17%로 목표치를 이미 1.27%포인트 초과했다.

지역 농·축협의 부실이 심화하는 것은 연체율 증가 속도가 가파른 데서 확인된다. 2022년까지 지역 농·축협의 평균 연체율은 1.2%대로 관리 기준 밑이었지만 지난해와 올 들어 연체율이 급격히 치솟았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가 시정조치를 내린 조합은 지난해 5곳에서 올해 14곳으로 급증했다.

중앙회는 조합의 순자본비율 및 경영평가 등을 거쳐 합병 권고 등 시정조치를 권고 또는 요구할 수 있다. 이 의원은 “지역 농·축협의 부실 위험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부실이 더 커지기 전에 중앙회와 정부 차원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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