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이 필수적인 군사·국방 장비를 공동 개발하고 잠재적으로 공동 생산하기 위해 더 협력하는 것을 처음으로 가능하게 하는 조치들”이 발표된다고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캠벨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DC의 신미국안보센터(CNAS) 대담에서 “우리는 미국과 일본이 더 깊이 있고 핵심적인 동맹이 될 수 있도록 일본 같은 긴밀한 파트너와 최대한 많은 정보와 다른 기술을 공유하는 게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이익이라고 믿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일이 어떤 무기를 공동 개발·생산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캠벨 부장관은 내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에 대해 “우리가 대단히 중요하고 역동적인 미일 협력 관계를 현대화하고 업데이트하려는 가운데 이뤄지는 중대하고 역사적인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이 양국에 새로운 역량을 가져다줄, 근본적으로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의 안보 협력 관계를 업데이트하는 역사적인 정상회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일 정상회담 이후에는 미국, 일본, 필리핀의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되며 이 자리에서는 3국이 남중국해 등지에서 더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의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코로나19로 주요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고, 자국 방위산업만으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무기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자 동맹과 무기 공동 생산 확대를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캠벨 부장관은 “내 생각에 과거에 우리는 어떤 유형의 공동 생산을 경계해왔으나 지금 상황은 우리가 가장 정교한 무기를 생산하는 데도 신뢰하는 동맹과 파트너와 협력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케이신문은 “미일 정부가 정상회담에서 방위산업의 협력 강화에 합의해 새로운 협의체를 설립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동아시아 지역 등지에서 미일 동맹의 억제력과 대처력 향상을 위한 대응을 협의한다.
미일은 이를 위해 방위 장비 관련 산업 협력을 촉진하는 새로운 협의체인 ‘방위산업정책조정회의’를 신설해 구체적인 협의 안건을 논의할 방침이다.
산케이는 “미일은 미국 측의 생산 체제 보완에도 연결되는 산업간 협력으로 억제력을 높여 중국과 러시아 등의 위협에 대항해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캠벨 부장관은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 등 다른 나라들이 미국·영국·호주 3국의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의 ‘필러 2’에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질문받고서 내주 미일 정상회담에서 더 공개할 내용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커스 합의는 ▲ 재래식으로 무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호주에 제공한다는 계획(필러 1) ▲ 3개국의 해저, 양자 기술, 인공지능(AI)과 자율무기, 사이버, 극초음속과 대(對)극초음속, 전자전, 국방 혁신, 정보 공유 등 8개 첨단역량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필러 2) 등 두 축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외신들은 오커스가 일본과의 필러2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캠벨 부장관은 그간 오커스의 필러 2 분야에서도 진전이 있었다면서 올가을에 관련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황이 맞으면 (오커스의) 다양한 (방위기술) 개발과 다른 협력에 참여하겠다는 관심을 표명한 다른 국가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미국을 국빈 방문하며 10일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11일에는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