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지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전기차 안전을 위해 충전을 완전히 해서는 안된다’는 서울시의 주장에 힘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완충 여부와 전기차 안전은 상관관계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는 모습이다.

9일 컨슈머인사이트가 800명을 대상으로 매주 진행 중인 ‘전기차 화재 관련 소비자반응 추적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보유자 중 67%는 ‘완충해도 전기차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지난주에 비해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량과 화재 발생 간에 관계가 없도록 안전하게 설계됐다는 현대차그룹의 의견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또한 전기차 보유자 중 43%는 ‘월 1회 완전히 충전하는 것이 배터리 수명연장을 위해 좋다’는 테슬라 사용자 매뉴얼에 대해서도 ‘믿는다’고 응답했다. 한 주 전에 비해 12%p 급증했다.

반면 충전량이 80~90%가 적정하다는 의견에 대해서 동의하는 전기차 보유자는 25%에 불과했다. 충전률 90% 이하의 전기차만 지하주차장에 진입을 권장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6%만 신뢰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충전을 피해야 한다거나 지하주차장 진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최근의 논의는 지난 일주일간 힘을 키우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현대차그룹 등 업계가 논리적으로 사실을 설명해온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청라 전기차 화재 이후 정부와 업계가 전기차 충전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밝히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9일 ‘공공주택 지하주차장 90% 이하 충전 권장 방침’을 발표했으며 현대차는 지난달 20일 ‘100% 충전해도 문제없다’고 발표했다.

과충전이 문제가 없다는 의견에 여론이 쏠리는 이유는 현대차그룹의 공식 발표 이후 적절한 반론이 제시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용 배터리는 100% 충전해도 충분한 안전범위 내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만약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배터리 두뇌’ 역할을 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가 이를 차단하고 제어해 충전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소비자가 완충을 하더라도 실제 배터리에는 내구 수명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 충전 가능 용량이 존재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응답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완충해도 문제없다’는 주장에 대한 응답은 출처 공개 여부에 따라 유의미하게 변화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이라는 출처를 공개했을 경우 신뢰도는 73%까지 상승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6%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또한 ‘월 1회 100% 충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테슬라의 매뉴얼이라는 사실을 알려줬을 경우에는 기존보다 13%포인트 더 높은 56%까지 동의율이 높아졌다. 반면 비보유자는 주장의 출처에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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