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발전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기업에 투자한다. SK그룹이 미국의 4세대 SMR 개발사인 테라파워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국 4세대 원전 SMR 개발사 지분 인수 계획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국내 에너지 공기업이 SMR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미 간 SMR 협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업체는 테라파워로 한수원은 지난해 4월 SK㈜·SK이노베이션과 함께 테라파워의 글로벌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HD현대도 테라파워에 투자한 바 있다.
빌 게이츠가 2006년 창업한 테라파워는 4세대 SMR을 개발하는 업체다. 6월에는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SMR ‘나트륨’을 포함한 전력생산 장비 공사에 착수했다.
한수원은 SK그룹이 테라파워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을 매입한다. 인수가액은 SK 측이 테라파워에 투자를 집행할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2022년 8월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번 투자에 정통한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수원이 SK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테라파워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최종 투자 금액은 아직 확정 전 단계이나 4000만 달러 규모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단순 계산 시 한수원이 SPC의 주식 16%를 보유하게 되며 이를 통해 테라파워에 투자하는 형태가 된다. 한수원이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 개발 중인 3세대 혁신형 SMR(i-smr)에 이어 4세대 SMR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측면도 있다. 한수원은 이르면 이달 중 SK 측과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