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액이 반도체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10% 넘게 증가했다. 11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1~8월 누적 무역수지 흑자 규모 역시 2018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8월 수출액은 579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4% 늘었다. 지난해 8월보다 조업 일수가 0.5일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로 증가하며 11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흐름을 유지했다. 1~7월 월별 수출 실적은 모두 역대 2위를 기록했지만 지난달에는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수출 호조세가 이어진 것은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8%나 증가한 119억 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인공지능(AI) 수요 급증과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 정보기술(IT) 전방 산업 수요 확대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은 최근 4개월 연속 110억 달러 이상, 10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컴퓨터·석유제품·석유화학·선박·바이오헬스 등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7개 품목 수출도 증가했다. 특히 컴퓨터 수출은 지난해 8월보다 183% 급증한 15억 달러를 기록했고 바이오헬스 수출은 39% 증가하며 8월 중 역대 최대 실적인 12억 8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선박 수출은 80% 증가해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반면 수출 효자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8월보다 4.3% 감소한 51억 달러에 그쳤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전기차 수출은 6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12억 2000만 달러)과 비교해 절반에 그쳤다. 산업부 관계자는 “생산 라인 현대화 작업, 임금 및 단체 협상 등으로 인해 가동률이 하락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2개월 연속 한국의 최대 수출국 지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대중 수출은 지난해보다 7.9% 증가한 113억 5000만 달러로 올 3월 이후 6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 수출 기록을 이어갔다. 대미 수출도 11.1% 증가한 99억 6000만 달러로 역대 8월 중 최대를 기록하며 13개월 연속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달 한국의 9대 주요 시장 중 수출이 감소한 곳은 중동(-2.6%)뿐이었다.
지난달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6% 증가한 540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이 17.3%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8월보다 원유는 30.1%, 가스는 5.7% 수입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8월 무역수지는 38억 3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15개월 연속 흑자이며 1~8월 누적 무역수지는 2018년(448억 달러) 이후 최대치인 306억 달러를 달성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은 글로벌 상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9.1%)을 기록했다”며 “추가 수출 확대를 위해 향후 방산·원전·플랜트 등 수주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