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탈세 혐의 형사 재판에서 기존의 무죄 주장 전략을 바꿔 유죄를 인정하면서 배심원 재판을 생략하는 절차를 요청했다고 AP통신과 CNN 방송 등이 5일 전했다.

헌터의 변호사는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판사와 검사에게 ‘앨포드 탄원'(Alford plea)으로 불리는 조건부 유죄 인정 합의를 요청했다.

앨포드 탄원은 형사 재판에서 피고인이 기소된 혐의에 대해 무죄라는 논지를 표현하면서도 형식적으로 검찰이 제시한 증거와 유죄 판결, 형량 등을 모두 받아들이기로 하고 재판 절차를 생략하는 방식이다.

이 재판을 맡은 마크 스카시 판사는 헌터 측의 요청을 수용할지 여부를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헌터을 기소한 특별검사 데이비드 웨이스 팀의 레오 와이즈 검사는 “헌터 헌터은 무죄가 아니라 유죄”라며 “그가 특별한 조건을 걸고 유죄를 인정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법원에서는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을 위해 배심원단을 선정하는 절차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재판 절차 생략을 요청하는 헌터 측의 탄원으로 이 절차는 연기됐다.

헌터는 2016∼2019년 4년간 최소 140만달러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웨이스 특검은 공소장에서 “헌터가 세금을 납부하는 대신 호화 생활을 누리는 데 수백만 달러를 썼다”고 주장했다.

앞서 헌터는 2018년 10월 자신이 마약을 사용한 중독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권총을 구매·소지한 혐의로도 기소돼 올해 6월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법원의 배심원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현직 미국 대통령 자녀가 중범죄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헌터가 처음이었다.

이 불법 총기 소지 사건의 형량 선고는 오는 11월 13일 내려질 예정이다.

헌터는 이 사건으로만 최대 2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지만, 초범인 만큼 훨씬 적은 형량을 받거나 감옥행을 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은 전망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향후 아들을 사면할 것인지 묻는 말에 “여전히 아니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월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헌터의 형사 재판이 미치는 정치적 파급력은 약해졌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50년 정치 경력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이 재판 결과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AP는 짚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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