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사립대 아시안 입학 오히려 감소

대학입시에서 인종 요소 고려 금지 판결 이후 사립 명문대들의 아시안 신입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일대 캠퍼스 모습. [로이터]

▶ 올 예일대 입학사정 결과
▶인종요인 고려 금지 이후

▶ 아시안 신입생 4%p 감소
▶백인 학생은 큰 폭 상승

미 대학입학 전형에서 인종 요인 고려를 금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 이후 예일대 신입생 가운데 백인 비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시안 신입생 비율은 급락하면서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소수계 학생 우대정책인 ‘어퍼머티브액션’(Affirmative Action)에 대해 내린 위헌 판결의 최대 수혜자가 백인 학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예일대가 4일 발표한 2024~2025 학년도 신입생 인종별 통계에 따르면 백인 신입생 비율은 46%로 전년의 42%에 비해 4%포인트 상승했다. 예일대 신입생 중 백인비율은 2021~2022학년도에 50%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감소했으나 올해 크게 반등한 것이다.

이에 반해 예일대의 올 가을학기 신입생 가운데 아시안 비율은 24%로 전년보다 6%포인트나 감소했다. 흑인은 14%, 히스패닉은 19%로 전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백인 학생 비율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타인종 학생의 경우 비율이 낮아지거나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통계는 미 대입전형에서 인종 요인 고려를 금지한 연방대법원의 어퍼머티브 액션 위헌 판결의 최대 수혜자가 백인 학생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예일대 입학처는 신입생 중 백인 비율이 크게 높아진 요인에 대해 특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올 가을학기 신입생 가운데 백인 비율 급등 현상은 다른 명문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리버럴아츠 대학 가운데 최고 명문 중의 하나로 꼽히는 앰허스트칼리지의 경우 신입생 중 백인 비율은 전년 33%에서 올해 39%로 크게 상승했다. 아시안 학생 비율은 18%에서 20%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흑인의 경우 11%에서 3%로 큰 폭으로 하락했고. 히스패닉 비율 역시 12%에서 8%로 낮아졌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터프츠 대학도 올 가을학기 신입생 중 백인 비율이 전년보다 2.5%포인트 높아진 49.3%를 기록했다. 아시안 비율은 19.7%로 전년보다 0.6%포인트 낮아졌다. 이들 대학의 경우 아시안과 백인, 히스패닉 학생의 비율 변화에는 다소 차이가 존재하지만 백인 학생 비율이 전년보다 상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2014년 ‘스튜던트 포 페어 어드미션스’(SFFA)가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UNC)를 상대로 이들 대학이 입학전형이 아시안 지원자를 고의적으로 차별하고 있다는 소장을 연방법원에 제출하면서 시작된 소송은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이 입학전형에서 소수계 우대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을 위헌이라고 판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소송 진행 당시 일각에서는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의 진정한 수혜자가 아시안이 아닌 백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한편 어퍼머티브 액션 위헌 소송의 피고였던 하버드대는 아직 올 가을학기 신입생의 인종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종전까지 하버드대는 매년 3월 정시전형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인종 통계를 공개했으나 올해는 “합격자들이 대학 진학을 최종 결정하기 전까지는 인종별 통계는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가을학기가 시작됐음에도 여전히 신입생 인종 통계를 발표하지 않는 상황이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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