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기업 US스틸이 일본제철로 매각되는 데 정치권과 노조의 반대에 부딪힌 가운데 만약 매각이 무산된다면 공장을 폐쇄하고 본사를 이전할 수도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간) 보도된 인터뷰에서 매각 계획이 무산되면 피츠버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몬밸리 제철소를 폐쇄하고 본사도 피츠버그 밖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릿은 “일본제철이 US스틸에 투자하기로 한 30억달러(약 4조221억원)가량은 공장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근로자의 일자리를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거래가 실현되지 못하면 이런 일들을 할 수 없고, 나는 그럴만한 돈이 없다”고 했다.

일본제철에 인수되지 못하면 아칸소에 있는 공장처럼 자본집약도가 낮은 형태로 생산량의 전반을 전환해야 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본사도 그 지역으로 이전해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버릿의 이런 발언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US스틸 매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나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일 피츠버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나선 공동 유세에서 “US스틸은 미국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기업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 완전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미국 철강노조도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버릿은 지난해 12월 인수 발표 이후 공개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자제해왔지만, 이날 인터뷰에서는 정치권과 노조의 이런 반대가 “이해할 수 없고 당황스럽다”고 했다.

1901년 피츠버그에서 설립된 US스틸은 미국이 경제·군사 면에서 세계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한 상징성 있는 업체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일본과 독일, 중국 등에 철강 시장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고 수익성이 컸던 에너지 사업 부문 등을 분리하면서 기업 가치가 줄었다.

2014년에는 미국 주요 500개 대기업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은 끝에 지난해 말 일본제철에 매각을 발표했다.

일본제철은 미국 정치권과 노조의 반대 여론을 염두에 두고 추가 투자와 고용 확대를 약속하는 등 잇단 유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인수 뒤에는 이사의 과반수를 미국 국적자로 구성하고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본사도 유지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US스틸도 일본제철 인수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이날 피츠버그 본사에서 직원들을 위한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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