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광범위한 비판 속 국민 관심 돌리려는 의도” 평가

베네수엘라에서 대선 개표 부정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올해 성탄절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3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일 TV에 출연해 “9월인데 벌써 크리스마스 같은 느낌”이라며 “올해 여러분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하기 위해 크리스마스를 10월 1일로 앞당길 것을 명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언급은 지난 7월 베네수엘라 대선 이후 촉발한 개표 부정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친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와 대법원은 개표 뒤 마두로 대통령이 당선(3선)됐다고 공표했으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이끄는 야권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득표율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개표 과정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전역에서는 투명한 결과 공개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항의 시위도 벌어졌다.

지난 달 중순에는 베네수엘라 국민 중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인정하는 비율이 6%에 불과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은 야권 후보의 승리를 지지하고, 마두로 정부와 ‘이념적 연대’를 표방하던 멕시코·브라질·콜롬비아까지 발표된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마두로 대통령의 국제적 고립도 심화하는 상황이다.

AFP는 마두로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개표 부정 논란에 관한 “분노로부터 대중의 주의를 돌리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도 “국가의 민주주의가 엉망이 된 상황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명절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한다”며 “국내외의 광범위한 비판을 받는 그가 베네수엘라인들의 관심을 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전에도 성탄절 시기를 변경한 바 있다. 그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를 표방하며 정권을 잡은 2013년에도 성탄절을 11월로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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