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명령 따를 의사 없다’ 입장 번복… “계좌동결엔 법적 대응”
미국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경영하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브라질 내 엑스(X·옛 트위터) 접속을 차단하라는 현지 대법원 결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타링크는 엑스 계정을 통해 “당사는 브라질에서 엑스에 대한 접근 차단 명령을 따르고 있다”며 “브라질에 계신 고객께서 대법관 결정으로 이 글을 읽지 못할 수는 있다”고 안내했다.
이는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엑스 차단 명령을 따를 의사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고 현지 언론 G1은 보도했다.
앞서 전날 브라질 방송·통신 관련 허가·규제·감독기관인 아나텔(Anatel)은 브라질 내 통신·인터넷 관련 사업자 중 스타링크 만이 엑스 접속과 관련한 대법원 결정을 지키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고 공개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당국이 브라질에서의 스타링크 운영 면허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 상황이었다.
지난달 30일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반복적이고 의식적으로 브라질 사법 시스템을 무시했다”며 엑스 서비스 차단을 아나텔에 명했다.
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시절 가짜 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디지털 민병대'(digital militias)의 행위에 대해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특정 계정을 차단해야 한다고 판단한 대법원 결정을 엑스가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한 후속 조처다.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지난해 1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취임 이후 ‘대선 불복 폭동’을 일으킨 바 있다.
브라질 대법원은 오는 10월 브라질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엑스를 통한 증오·인종차별 메시지 유포·재생산이 ‘선을 넘었다’고 보고 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이와 함께 ‘머스크의 지시를 받는 사실상의 같은 경제 그룹’이라는 이유로 스타링크 계좌 동결 조처도 내렸다. 스타링크와 엑스는 모두 ‘머스크 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에 대해 스타링크 측은 이날도 “엑스 차단 명령 준수는 자산 동결이라는 불법적 처사와는 관계없다”며 “금융거래를 막은 조처에 대해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해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