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고객에 가격 전가
전국대비 1달러 이상 높아
석유 업체 재고유지 요청
‘과도 이익처벌법’도 통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석유 정유업체에 안정적인 재고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내용의 법안을 논의하자며 주 의회에 특별 회기 개시를 요청했다. 유가하락으로 전국 개솔린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캘리포니아의 가격은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극약처방에 나선 것이다.
2일 LA 타임스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지난달 31일 “뉴섬 주지사가 개솔린 가격 급등이라는 악성문제를 해결하고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매년 수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별 회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주정부가 추진 중인 법안은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원회(CEC)가 석유 정유업체에 유통망 전반에 걸쳐 정제 연료의 최소 재고를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정유업체가 유지 보수에 나설 경우 CEC가 재공급을 계획할 수 있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된다. 재고 부족으로 인해 개솔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는 권한을 주정부 측에 부여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석유 정유업체들은 가격급등을 피하기 위해 유지보수를 위한 가동 중단시 미리 석유재고를 보충해 놓는 것이 상식”이라며 “그동안 ‘빅 오일’(석유 정유업체)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 급등을 용인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유업체들은 현상 유지를 위해 오래된 공포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지금 회기를 소집하면 의회가 즉시 작업을 시작해 주정부가 내년과 그 이후의 가격 급등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규칙을 수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 정부와 의회가 머리를 맞대 관련 개솔린 가격 급등방지 법안을 입안해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뉴섬 주지사는 그러면서 “이 법안이 지난해 시행됐다면 캘리포니아 운전자들은 수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평균 개솔린 가격은 갤런당 3.33달러로 1주일 전보다 0.02센트 저렴해진 반면 캘리포니아의 개솔린 가격은 4.65달러로 1주일 전보다 0.05센트 상승했다.
뉴섬 주지사가 석유 경제에 초점을 맞춘 특별회기를 요청한 것은 2년 만에 두 번째라고 신문은 전했다. 뉴섬 주지사는 지난 2022년 가솔린 가격 급등으로 과도한 이익을 낸 석유 정유업체에 대해 벌금을 물리기 위해 특별 회기를 요청했다.
결국 지난해 3월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통과시킨 ‘SBX 1-2’ 법안은 정유회사들의 바가지 가격을 근절하기 위해 독립적인 전담 감시기구를 CEC 산하에 설립하고, 정유사들의 차익 상한선을 설정해 높은 폭리를 취할 경우 주정부가 이를 벌금으로 추징해 거둬들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LA 타임스를 비롯한 매체들은 법안 통과를 위해 언제 특별 회기가 시작될지 불분명하며, 관련 법안은 공화당 정치인과 정유업체들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석유업체들은 새 법안을 위해 저장탱크를 짓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며 이는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셰브론의 최고경영자(CEO) 앤디 왈즈는 CEC에 서한을 보내 “새로운 저장 탱크를 하나만 만드는 데도 10년이 걸리고 3,500만달러가 든다. 이 같은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의 주 규제를 고려할 때 추가 탱크를 만드는 데 투자한 자본을 회수할 기회가 없으며, 이는 에너지 시장 투자자들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주 한국일보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