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보상비 늘고 신차·수리 인플레이션
교통사고·도난도 급증
주택 보험료도 34.1%↑
미국에서 연평균 자동차 보험료가 20% 이상씩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일부 주의 경우 연말까지 무려 50% 이상의 보험료 폭등이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며 자연재해로 인한 보상비가 늘어난 데다 신차 가격 및 수리비 상승, 교통사고 급증 등 각종 악재가 총체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평균 자동차 보험료는 2,329달러로 올 연말까지 2,469달러로 6.0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4% 급등한 전국 평균 자동차 보험료는 올해도 22% 오를 것으로 보인다. 22%에 이르는 상승률은 소비자 물가지수(CPI)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실제 미국의 CPI는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인 2022년 6월 9.1%까지 치솟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올해 7월에는 2.9%로 3분의 1수준으로 진정된 상태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메릴랜드주가 자동차 보험료가 가장 비싼 지역으로 나타났다. 메릴랜드의 평균 자동차 보험료는 올해 6월 기준 3,400달러로 전년 대비 43%나 급등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350달러가 더 상승한 3,748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DC 주민들은 올 연말까지 상반기와 비교해 350달러가 추가로 오른 3,748달러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 연말까지 인상률이 가장 높은 지역들을 살펴보면 미네소타가 무려 55%나 급등하고 캘리포니아는 54%, 미주리는 51% 올라 3개 주가 50% 이상 폭등하는 지역으로 꼽혔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현재 평균 자동차 보험료는 1,666달러로 올 연말까지 54%가 급등하면 평균 보험료는 2,681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네소타의 평균 자동차 보험료는 1,492달러로 보험료는 올 연말까지 55% 폭등한 2,315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주리의 경우 현재 1,582달러인 자동차 보험료가 51% 급등해 2,386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자동차 보험료가 매년 급등하는 원인으로 ▲자연재해 보상비증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동차 가격 상승 ▲교통사고 급증 ▲도난 증가 ▲보험사기 증가 등을 꼽고 있다.
보험 조사기관인 인서리파이의 데이터 관리자 체이스 가드너는 “보험료 급등의 이유 중 하나는 심각한 기후변화 현상”이라며 “지난해에만 미네소타 주는 야구공 크기의 우박을 동반한 폭풍으로 18억달러의 피해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는 코로나19 기간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동결한 것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수년간 보험료를 동결해온 보험사들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두 자릿수가 넘는 보험료 인상률을 요구하거나 아예 주를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드너는 “캘리포니아는 다른 주보다 더 오랫동안 보험료를 동결해왔지만 교통사고가 늘어났고 차량가격과, 유지보수 등에 대한 인플레이션이 급등했다”며 “보험회사들이 수년간 손실을 메우기 위해 더 적극적인 보험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보험료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주택 보험료도 덩달아 폭등하며 소비자들의 지값을 얇아지게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지난 8월 29일 보험회사 올스테이트가 제출한 34.1%의 주택보험료 인상안을 승인했다. 이는 지난 3년간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보험료 인상폭이다. 이번에 승인된 인상안은 오는 11월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내 35만명 이상의 올테이트 주택 보험가입자는 급등한 보험료 청구서를 받아들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
[미주 한국일보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