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학폭 피해 폭로 일파만파

▶ “90년대 후반 토랜스서 납치·감금·폭행 피해”
▶온라인 게시판서 주장
▶5명 실명·사진까지 공개
▶‘사생활 침해’ 등 우려도

최근 미주 최대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약 28년 전 토랜스 웨스트 고교 재학 당시 한인 여학생 2명이 다른 한인 여학생 5명에게 참혹한 학내폭력(학폭)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와 이른바 LA판 ‘더 글로리’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쓴이는 이 게시판에 자신을 포함한 2명이 당시 고교 졸업반이던 선배 5명에게 납치, 감금, 폭행,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폭로 글을 약 8차례에 걸려 올렸는데, 이 과정에서 이른바 가해자 5명의 실명과 사진까지 공개돼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카 발칵 뒤집어졌다. 네티즌들은 글쓴이의 폭로 내용에 대해 공분하면서도, 일각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사생활 침해라는 우려를 제기하며 사적 제재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난 달 26일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미시 USA’에 90년대 후반 토랜스 웨스트 고교 한인 여학생 5명으로부터 납치, 감금, 폭언,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자신이 당시 피해자 2명 중 1명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20년이 훌쩍 넘은 사건이지만 최근까지 자살을 시도할 만큼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와 신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가해자로 지목한 5명 중 1명과 동네 식당에서 마주쳤는데, 미안한 기색은커녕 당당한 시선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보고 자살을 시도하려다가 남겨진 가족에 대한 걱정과 분함을 참을 수 없어 폭로 글을 올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가해자로 지목된 5명이 학창시절 자신을 포함해 한국말을 하는 후배들에게 학교에서 마주칠 때마다 90도 인사를 요구하며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온몸에 타박상을 입고, 교정기를 착용한 입이 찢어지는 등의 피해를 당했지만, 학폭이라는 개념도 없던 당시 신고를 할 경우 더 심한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돼 어쩔 수 없이 견뎌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가해자들이 졸업파티 날 글쓴이와 또 다른 여학생 1명을 차로 납치해 어느 타운하우스 차고에 감금한 뒤 4시간 여에 걸쳐 테니스 라켓 등으로 자신과 또 한 명의 피해자를 돌아가며 폭행을 가했다며, 폭언과 폭행뿐만 아니라 결석에 대한 이유를 거짓으로 꾸미도록 강요하고, 자신들의 이름을 밝힐 경우 가족들까지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첫 번째 폭로 글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5명의 간단한 신상을 공개했고 이후 글이 퍼지면서 같은 시기 학교를 다녔던 한인들이 가세하면서 결국 이른바 가해자 5명의 당시와 현재 사진 및 직업, 가족 등의 신상과 현재 상황까지 모두 공개됐으며, 이같은 내용이 미시 USA는 물론, 한국의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도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이는 폭로 내용과 이어지는 증언 속에 미주 한인 네티즌들은 공분하는 분위기다. 최초 폭로 글이 올라온 미시 USA 측은 ‘특정인이나 단체 비방하며 분쟁을 유도하는 글’이나 ‘개인의 사생활침해 및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는 글’을 삭제대상 게시물로 안내하고 있지만, 네티즌들에 의해 게시물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자녀 등 가족들의 개인 신상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개되면서 이로 인한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른바 가해자로 지목된 5명 중 한국으로 돌아간 인물을 찾기 위해 전혀 무관한 사람들의 사진까지 온라인에 올라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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