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미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미국인들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의 비중이 적어도 195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투자은행 JP모건 추정치를 인용해 미국 가계의 전체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이 2분기 기준 42.2%에 이르렀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 수치는 1982년 2분기 9.44%로 저점을 찍은 뒤 닷컴버블 당시인 2000년 1분기 38.38%까지 올라갔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속에 2009년 1분기에는 18.86%로 내려온 바 있다.
이후 대체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5년여 만에 23.34%포인트 오른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여러 차례 신고가를 새로 쓰면서 올해 들어 18% 오른 가운데, 주식 투자금을 늘린 미국인들의 순자산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피델리티투자는 2분기 기준으로 자금 규모가 100만 달러(약 13억4천만원) 이상인 자사 퇴직연금(401K) 계좌 개수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49만7천개가량으로 사상 최고라고 밝히기도 했다.
50대인 한 미국인은 수년간 꾸준히 주식 투자금을 늘려온 결과 퇴직연금(401K) 계좌 금액이 불어났다면서 “몇 년 전보다 형편이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60대인 다른 미국인은 최근 몇년간의 주식 투자 이익 덕분에 별장에 보트를 구입할 수 있었다면서 증시를 여전히 낙관하며 비중을 조절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달부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신중론도 부각되고 있다.
9월은 통상적으로 증시 성적이 좋지 않은 데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도 커진 상태다. 인공지능(AI) 거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 상승세도 주춤한 모습이다.
한때 미국의 실업률 상승에 따른 침체 우려 및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문제가 부각되면서, 지난달 5일까지 3거래일간 S&P500은 6.08% 급락한 바 있다.
하지만 S&P500은 이후 8거래일 만에 당시 하락분을 모두 만회했으며 이는 투자 심리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준다는 게 WSJ 설명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를 예고한 데다 최근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8월 초 증시 변동성 확대 당시에도 투자자들은 계속 미국 주식을 사 모았으며, 미국 주식형 펀드에는 8월 말까지 8주 연속 자금이 순 유입됐다.
경기에 민감한 중소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펀드에는 7월 한 달간 127억 달러(약 17조원)가 유입돼 코로나19 당시 유동성 장세가 한창이던 2020년 11월 당시 기록을 넘어서 사상 최대를 찍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보면 S&P500 선물과 연계된 자산운용사들의 순 상승 베팅 규모는 지난 7월에 2020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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