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충격적 심리 테러”
인권단체 “억압 속 제작·전쟁범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이스라엘 인질 6명의 생전 모습을 공개했다.
2일(현지시간) NYT는 하마스가 전날 밤 10시에 소셜 미디어 채널에 지난해 10월 7일 납치한 에덴 예루살미(24)의 모습을 공개했다면서 동영상의 촬영 시점은 알 수 없으나 편집된 영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사망한 인질 허쉬 골드버그-폴린(23)과 카멜 가트(40), 에덴 예루살미(24), 알렉산더 로바노프(33), 알모그 사루시(27), 오리 다니노(25)의 모습이 담긴 영상도 올렸다. 골드버그-폴린은 미국과 이스라엘 이중국적자다.
45초 분량의 영상에는 인질들이 한 명씩 차례로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이름과 납치 전 거주지를 말하는 모습이 짧게 편집돼 담겼다. 앞서 공개됐던 이들의 일상 모습에 비하면 다소 처참한 모습이다.
하마스는 영상에 “우리는 몇 시간 뒤 그들의 마지막 메시지를 공개할 것이다. 기다리라”라고 쓴 자막을 달았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땅굴에서 숨진 채 이스라엘군에 발견됐다. 부검 결과 이들 머리와 다른 신체 부위에서 총상이 있었고 군에 발견되기 약 48시간 전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시신으로 발견된 인질들. AP연합뉴스
예루살미는 이스라엘 남부에서 열린 노바 음악 페스티벌에서 바텐더로 일하던 도중 납치됐으며 1일 숨진 채 발견된 6명의 이스라엘 인질 중 한명이다.
예루살미는 이 영상에서 부모님과 자신의 두 자매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표시했으며 눈에는 다크서클이 있었지만 목소리는 활기찼다고 NYT는 전했다.
예루살미의 가족들은 이스라엘 인질·실종자가족포럼을 통해 내놓은 짤막한 성명에서 예루살미의 죽음을 추모하며 하마스가 발표한 충격적인 심리 테러 동영상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관리들도 하마스가 ‘심리전’의 일환으로 동영상을 공개한 것이라고 유족들과 뜻을 함께했다. 인권 단체와 국제법 전문가들은 인질 비디오는 억압 속에서 만들어지며 인질들의 말도 강제적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인질 동영상 제작이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 보건부는 부검 결과, 가자지구의 한 터널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인질들이 지난달 29일에서 30일 오전 사이에 근거리 총격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