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설·채상병 외압’ 등 놓고 공방…”괴담” vs “계엄 대비 친정체제 구축”
김용현, 野 공세에 “정치 선동” 응수…與 소속 위원장 주의로 사과하기도
2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옛 소련 초대 최고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에 빗댄 듯한 여당 의원의 발언을 놓고 여야가 충돌한 끝에 결국 파행했다.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은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질의 과정 중 “(볼셰비키 혁명) 당시 레닌이 주장한 군주제 혁명·토지혁명·빵 혁명은 이재명 대표의 정치혁명·경제혁명·복지혁명·평화혁명과 유사한 궤를 하고 있다”며 “현재 대한민국에 이러한 (사회주의·공산주의) 사상을 가진 분들이 다수당 대표로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또라이구먼, 저거”라고 발언하자, 강 의원은 “그렇게 상스러운 분들하고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고, 이에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어떻게 레닌과 이재명을 비교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간 고성이 오가자 정회한 청문회는 다시 열리지 않은 채 자정을 기해 자동 산회할 예정이다.
여야는 각각 이 대표를 레닌에 빗댄 표현과 ‘또라이’ 발언을 사과하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위는 추후 일정 협의를 거쳐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이 제기하는 ‘계엄 준비 의혹’과 김 후보자가 주도한 대통령실 이전 논란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은 “민주당이 시도 때도 없이 탄핵을 입에 올리다가 이제는 계엄까지 운운하고 있다”며 “황당무계한 정치 선동이자 극단적인 망상”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김 후보자 임명이) 계엄령 대비를 위한 친정체제를 구축이라는 말이 있다”며 “계엄령과 같은 헌정질서를 교란할 수 있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하는 점에서 후보자는 결단코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과 김 후보자가 졸업한 충암고 출신 장성들이 군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여기에 김 후보자가 개입했다는 야권 주장을 놓고도 여야는 충돌했다.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은 “수십만 장병이 지켜보고 있고 수십만 대 휴대전화가 군에 보급된 21세기 대한민국 군대에서 1% 수준의 충암고 출신 장군이 군을 장악하고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른다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충암고 출신 군 인사의 승진 과정에 김 후보자가 관여한 의혹이 있다며 “군이 후보자를 중심으로 사조직이 돼 버린다면 군이 제대로 돌아가겠나”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여야는 신경전을 보였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외압설의) 주된 요인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경호처장이던 김 후보자가 무엇 때문에 통화했냐는 것”이라며 “이 장관과 후보자가 채상병 사망사건에 대해서 주고받은 이야기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역대 병사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 정권이 개입해서 이렇게 논란이 많은 적이 있나”라고 추궁했다.
이밖에 여야는 김 후보자가 주도한 대통령실 이전, 경호처장 시절의 ‘과잉 경호’ 논란에 대해서도 공방을 주고받았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도중 야당 의원들의 각종 의혹 제기에 “청문회는 사실이 아닌 것을 갖고 거짓 선동하고 정치 선동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말조심하시라”고 응수했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무능한 경호’를 질책하며 “저라면 잘랐을 것”이라고 하자 “대통령이 아니시니까요. 그러니까 대통령 안 되시는 겁니다”라고 대답했다가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의 주의를 받고 사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