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이스라엘-하마스 최종안 거부해 타결 불발시 美, 휴전 중재 손뗄 가능성”

“인질 사망으로 합의 시급성 더해져”…바이든 2일 국가안보팀 회의 소집, 해리스도 참석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휴전 협상을 중재해 온 미국이 조만간 양측에 최종안을 전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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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간 줄다리기를 거듭해온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최종안마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 주도의 휴전 중재 노력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미국이 조만간 ‘받아들이거나 거절하거나 양자택일’ (take it or leave it) 식 최종 합의안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 “미국이 몇주 내에 당사자들에게 제시할 최종 합의안의 윤곽을 이집트, 카타르와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WP에 양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 주도의 휴전 협상이 종식될 수 있다면서 “협상을 계속 이어갈 수는 없다. 이 과정은 어느 시점에선 결정이 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가자지구 남부에서 인질 6명이 숨진 채 발견된 데 대해선 “이로 인해 협상이 궤도를 벗어날까. 그렇지는 않다. 이건 이미 우리가 들어서 있는 (협상) 마무리 단계에 시급함을 더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당국자들은 이번 인질 사망 사태가 협상 타결의 화급성을 더해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발을 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날 하마스에 억류 중인 미국 국적 인질 7명의 가족과 한 시간 동안 화상회의를 한 자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후반에 인질 석방 및 휴전에 대한 최종 제안을 양측에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2주 이내에 휴전과 인질 석방이 성사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2일 오전 국가안보팀 회의를 소집해 협상 타결을 최종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전략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 소식통이 악시오스에 전했다. 백악관 일정표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 회의에 합류할 예정이다.

악시오스도 가자 지구 내 인질 사망 사태로 인해 바이든 참모진 사이에서 가능한 한 빨리 합의를 압박,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싫으면 그만두라’의 순간을 줘야 한다는 시급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까지 미 정부 당국자들은 휴전 관련 주요 쟁점에 대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이견을 좁히기 위한 ‘가교 제안'(bridging proposal)의 세부 사항을 다듬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땅굴에서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허쉬 골드버그-폴린을 포함한 인질 6명이 살해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맞교환 대상을 놓고 논의를 재협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미 당국자들은 말했다.

사망한 인질의 절반 이상이 휴전 협상이 성사될 경우 우선 석방될 인질 명단에 포함된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설사 최종안을 도출한다고 해도 휴전의 열쇠를 쥔 인물로 꼽히는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긍정적 반응을 보일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다만 인질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스라엘 내에서 70만명 규모의 휴전 촉구 시위가 벌어지고 최대규모 노동단체 히스타드루트(이스라엘 노동자총연맹)가 2일 하루 총파업을 선언하는 등 네타냐후로선 휴전을 촉구하는 전방위적 국민의 저항에 직면한 상황이다.

데니스 로스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는 “당분간 (신와르는) 총파업이 네타냐후의 (휴전) 조건 완화로 이어질지 지켜보며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에 관여했던 전직 국무부 관료 프랭크 로벤슈타인은 “미사여구를 제외하고 본다면 네타냐후는 인질 석방을 우선시한 적이 없다”면서 “기다리길 택해 시간이 흐르면 생존한 인질이 줄고, 풀어줘야 할 팔레스타인 죄수도 적어지면서 협상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신와르와 네타냐후를 움직일 유인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인질 사망 규탄 성명에서 네타냐후를 직접 언급하지 않는 등 공개적 압박은 자제하는 모습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아들이 하마스의 인질이 됐다는 에이나브 잔가우커는 “(네타냐후는) 그들을 정치의 돌무더기 아래 묻어버리기로 결정했다. 그의 손은 억류돼 있다 살해된 인질의 피로 덮여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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