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 획득을 노리는 한국 보치아가 2024 파리 패럴림픽 개인전 은메달 3개를 확보했다.
남녀 개인전에서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 BC3)과 정성준(46·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 BC1), 여자 개인전 정소영(36·충청남도장애인보치아연맹, BC2) 3명이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복수의 금메달 획득도 기대할 수 있다.
이들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 1에서 열린 대회 보치아 남녀 개인전 준결승에서 모두 승리했다.
먼저 승전고를 울린 선수는 정소영이었다.
여자 개인(BC2 등급)전 4강전에서 영국의 클레어 태거트를 상대로 마지막 4엔드에 결정적인 투구로 승점을 따낸 끝에 3-2, 재역전승을 거뒀다.
보치아는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는 장애인 스포츠다.
선수들은 가로 6m, 세로 12.5m 크기의 경기장에서 6개의 빨간색 공과 6개의 파란색 공을 표적구(흰색 공)에 던지거나 상대보다 가깝게 던질 경우 1점씩 얻는다.
개인전과 페어(2인조) 경기는 4엔드, 단체전 경기는 6엔드 점수를 합산해 승자와 패자를 가린다.
정소영은 예선(2경기)과 8강, 4강까지 3연승으로 무섭게 질주했다.
2일 새벽 열리는 결승전 상대는 크리스티나 곤칼베스(포르투갈)다.
2012년 런던 대회 때 개인전 동메달을 딴 정소영은 이후 긴 침체기를 겪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와 2021년 도쿄 대회에도 출전했지만, 메달은 하나도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네 번째 패럴림픽에서는 은메달을 확보했고, 우승까지 노린다.
정소영은 “패럴림픽은 세계에서 최고로 잘하는 선수들이 나오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자 개인전 4강에서 정성준과 정호원도 결승 진출의 낭보를 전했다.
정성준은 4강에서 영국의 데이비드 스미스를 상대로 기적 같은 4-3 역전승을 거뒀다.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뒤집은 터라 승리가 확정된 뒤에도 정성준은 “와, 나에게 이런 날이 다 오네”라며 감격에 젖었다.
정성준은 1엔드에서 3점을 빼앗겼다. 1점 차 승부가 많은 보치아에서 3점 차는 상당히 뒤집기 어려운 격차다.
하지만, 정성준은 침착하게 한 점씩 따라붙었다.
2, 3엔드에서 1점씩 추가해 2-3을 만든 뒤 마지막 4엔드에서 2점을 얻어 짜릿한 역전극을 펼쳤다.
정성준은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문광호 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 감독이 내게 은인인데, 꼭 금메달을 감독님 목에 걸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성준은 2일 오후 6시 40분에 홍콩의 존룽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2008년 베이징 대회 페어(BC3)와 2016년 리우 대회 개인전(BC3), 2021년 도쿄 대회 페어(BC3)까지 3개의 패럴림픽 금메달을 따낸 정호원은 파리 대회 개인전 4강(BC3)에서 다미안 이스크르츠키(폴란드)를 6-1로 꺾었다.
정호원은 3일 오전 3시에 호주의 대니얼 미셸과 결승전을 치른다.
정호원은 “이번 대회 개인전과 페어 2관왕을 노리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