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화석연료 사업에 공적 금융으로 투자한 규모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미국 기후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은 미국 기후환경단체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OCI·Oil Change International)의 전 세계 주요 국가의 화석연료 금융 현황을 조사한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3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화석연료 지원에 한 해 평균 100억 달러(약 13조5천억원)를 공적 금융으로 투자했다. 이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KDB산업은행, 한국정책금융공사, 한국국제협력단 등 5개 기관의 투자액을 합산한 수치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조사에서 1위로 집계된 캐나다는 한 해 평균 약 110억 달러(약 13조8천500억원)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캐나다는 2022년 말 ‘청정에너지 전환 파트너십'(Clean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CETP) 서명국으로서 사실상 해외 화석연료의 공적 금융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한 바 있다.

기후솔루션은 이에 대해 “1위인 캐나다가 신규 화석연료의 투자 종식을 선언했다”며 “이대로라면 한국이 사실상 전 세계에서 화석연료에 나랏돈을 가장 많이 투자하는 1위 국가로 등극할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OCI의 지난해 보고서에서 1위 투자국이었던 일본은 이번 조사에서 한 해 평균 70억 달러(약 9조4천500억원)를 화석연료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돼 3위로 내려왔다.

보고서 저자인 클레어 오매니크 OCI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 공적 금융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그러나 한국과 같은 G20 국가들이 기후를 파괴하는 화석연료 사업에 매년 100억 달러씩 투자한다면 이러한 국제적 공적 금융의 노력이 무색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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