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로 56년 역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이 투자은행들과 협력해 일부 사업부 분사 등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인텔은 제품 설계와 제조 사업의 분할, 제조시설 확장 프로젝트 폐기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오랫동안 거래해온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인텔은 이달 초 2분기 암울한 실적을 발표하고,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이같은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들은 다음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검토된 방안들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대규모 조치가 임박한 것은 아니며, 관련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덧붙였다.

인텔 자체 수요가 아닌 외부 고객을 위한 칩 제조를 목표로 하는 파운드리 사업부의 분리 또는 매각은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그동안 추진해온 회사 전략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겔싱어 CEO는 이 부문이 반도체업계에서 그동안 잃었던 인텔의 입지를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역량을 집중했었다.

소식통들은 이에 따라 파운드리 매각보다는 일부 확장 계획을 보류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은 실제로 인프라 자산의 인수·관리회사 브룩필드 인프라 파이낸스, 글로벌 대체 투자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텔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고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18세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뒤 2009년 회사를 떠났다가 2021년 화려하게 복귀한 겔싱어 CEO는 과거 최강자의 영광을 재연하겠다면서 생산 확대를 추진했으나 2분기 16억1천100만 달러(약 2조1천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었다.

이에 따라 직원 1만5천명을 감원하고 자본 지출도 삭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심지어 오랫동안 이어온 배당금 지급도 중단했다.

올해 들어 인텔 주가는 60%가량 하락한 데 비해 반도체 관련 종목들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0% 상승했다.

시장가치도 860억 달러(약 115조 원)로 쪼그라들어 세계 10대 반도체 기업에서 밀려났으며 올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에 포함된 종목 가운데 두 번째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 올해 인텔 매출의 두배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엔비디아와 대조를 이뤘다.

인텔은 2021년까지만 해도 매출기준으로 엔비디아의 3배 규모였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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