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업주들 CCTV 공개
영업 정상화에 안간힘
건물주 상대 집단소송
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한인 의류업체들이 조직적인 절도 피해를 입은 가운데(본보 27일자 A1면 보도),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침입한 2인조 절도범들이 보안감시카메라(CCTV)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물건을 뒤지고 담배를 피우며 낄낄거리는 모습이 포착돼 피해를 입은 업주들과 보는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5일과 26일 이틀간에 걸쳐 1300블럭 샌페드로 건물 1층에서 발생한 대규모 절도사건의 동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용의자들은 25일 밤 10시55분께 뚫린 벽을 통해 한 업체에 침입했다.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은 절도범들은 CCTV 앞에서도 행동에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절도범들은 절도를 위해 업체에 몰래 숨어들었지만 마치 제집에 들어온 것인 양 들어오자마자 불부터 켰다.
이후 매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훔쳐갈 물건을 옮기고 옷을 입어보고 물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다. 이들의 행동에 거리낌이나 주저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서두르지도 않았다. 이들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여유 있게 절도 행각을 벌였다. 한인 업주가 공개한 CCTV 동영상에서 절도범들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입에 문 채 끊임없이 물건을 들고 날랐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한 한인 업주는 “월요일 아침에 와보니 냉장고 안에 있던 만두와 컵라면을 먹고 간 흔적이 있었다”며 “해 놓고 간 꼴을 보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라틴계로 추정되는 CCTV속 절도범들은 봉투 가득 훔친 물건들을 넣고 유유히 떠났다.
한편 피해를 입은 업주들은 현재 업무 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류 도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50대 현모씨는 “벽이 뚫린 10여 곳의 매장 복구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현씨는 이어 “절도를 당한 경우 보험처리도 할 수가 없어 피해는 고스란히 업주들이 떠 안게 됐다”며 “건물 보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컴플레인을 했지만 개선의 의지가 없었던 건물주를 상대로 피해 업주들이 단체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주 한국일보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