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기 쏘팔코사놀’배 우승…5연패 성공
‘제2회 란커배’ 대회 우승 이후 컨디션 회복
현재권력 위상 재확인

세계 랭킹 1위인 신진서(24) 9단의 반상(盤上) 타이틀 수집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신 9단은 29일 경기 성남시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5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우승상금 7,000만 원) 결승(5번기, 5전3선승제) 3국에서 국내 랭킹 2위인 박정환(31) 9단에게 229수 만에 승리, 3연승으로 이 대회 최종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이 대회 1기에서부터 우승 트로피를 수집해왔던 신 9단은 5기까지 모두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서 또 다른 진기록도 이어갔다. 아울러 지금까지 신 9단이 적립한 우승컵은 총 39개(세계 메이저 타이틀 7개 포함)로 늘었다.

물론, 신 9단에게도 이날 열렸던 ‘제5기 쏘팔코사놀’ 결승 3국은 쉽지 않았다. 통산 35개(세계 메이저 타이틀 5개 포함)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 9단의 저항 또한 만만치 않았던 탓이다. 실제, 인공지능(AI) 승률 그래프에서도 박 9단은 시종일관 우세한 흐름을 가져갔다. 앞선 1, 2대국을 허무하게 단명국으로 내준 후, 박 9단의 절치부심했던 흔적이 반상에서 날카로운 수순으로 표출된 듯했다. 실제 대국 도중, 신 9단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한숨 섞인 괴로운 표정까지 내비쳤다. 그랬던 신 9단은 우하귀에서 생겨난 패를 이용, 상대의 중앙과 우하귀 대마 사활 추궁 과정에서 초읽기에 내몰린 박 9단에게 실수 유도에 성공했고 승리까지 가져갔다. 이로써 신 9단은 지난 21일 세계 메이저 기전인 ‘제2회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우승상금 180만 위안, 약 3억4,000만 원) 우승컵을 가져간 후, 8일 만에 또다시 국내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사실, 신 9단의 올해 반상 행마는 순탄치 않았다. 1월엔 세계 메이저 기전인 ‘제28회 LG배 기왕전’(우승상금 3억 원) 우승을, 2월엔 한중일 국가대항전인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우승상금 5억 원)에서 막판 6연승과 더불어 한국팀에게 우승을 선물할 때까진 깔끔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기대했던 3개(제29회 LG배·춘란배·응씨배)의 세계 메이저 본선에서 모두 탈락, 슬럼프 우려도 증폭시킨 것. 이달 초 열렸던 ‘제10회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우승상금 1억 원) 결승에서도 무명에 가까웠던 대만의 라이쥔푸(22) 8단에게 패하면서 어려움을 자초했다. 하지만 ‘제2회 란커배’ 우승을 계기로 반전에 성공한 신 9단은 ‘제5기 쏘팔코사놀’ 타이틀까지 방어, 현재권력으로서의 위상도 확실하게 되찾았다.

K바둑 채널 해설위원인 백홍석(38) 9단은 “’제5기 쏘팔코사놀’배 결승 3국은 경기 내내 앞서갔던 박정환 9단이 실수 한 번으로 내주면서 아쉽게 마무리됐다”며 “반면, 컨디션을 회복한 신진서 9단의 선전은 당분간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 9단은 ‘제5기 쏘팔코사놀’배 우승을 확정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오고 있어서 앞으로 더 우승을 하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며 “전체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지만 포석 측면에서 더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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