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침체에 연체 증가
일부 은행 부실률 1%대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
더 증가할 가능성 높아
남가주 한인은행들의 부실 규모가 2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부실대출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남가주에 본점을 둔 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PCB 은행, 오픈뱅크, CBB 은행, US 메트로 은행 등 6개 한인 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보고한 분기별 영업실적(Call Reports)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6개 은행들의 총 부실규모는 2억831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한인은행들의 부실률은 연방·주 금융당국이 주시하는 1%대를 넘어서면서 부실대출 관리가 ‘발등의 불’로 부상했다.
은행들은 분기마다 ▲30~89일 연체 ▲90일 이상 연체 ▲무수익 여신 규모를 FDIC에 보고한다. 이들 3개 항목 합계를 총 대출로 나눠 부실률을 합산한다. 6개 남가주 한인은행들의 부실 대출 합계 2억831만달러를 총 대출규모 267억1,610만달러로 나눌 경우 평균 부실률은 0.78%에 달한다.
6개 한인은행들의 부실 대출은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무수익 여신이 1억5,209만달러로 가장 많고 이어 30~89일 연체규모가 5,595만달러, 90일 이상 연체 규모는 27만달러 규모 순이다.
부실 대출과는 별도로 한인 은행들은 올해 2분기까지 장기간 연체돼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해진 여신 555만달러를 손실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 부실률은 CBB 은행이 1.48%로 가장 높고 이어 US 메트로 은행(1.22%), 오픈뱅크(0.86%), 뱅크오브호프(0.84%), 한미은행(0.53%), PCB 은행(0.40%) 순이다.
부실 대출 규모는 은행 자산 규모가 큰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이 각각 1억1,428만달러와 3,309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한인 은행권의 부실 대출은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고금리 기조로 대출 고객들의 이자와 페이먼트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 상황도 좋지 않으면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이 이르면 오는 9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선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페이먼트 부담을 줄일 만큼 이자율이 하락하려면 1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당분간 한인 은행들의 부실 대출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인 은행들은 한인 비즈니스 업계를 중심으로 상업용과 부동신 대출이 대분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금액이 큰 부동산이나 건축 융자의 경우 일부만 나빠져도 부실 대출 비율이 껑충 뛸 수 있어 위험하다”며 “부실률이 아직은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서는 낮지만 언제든지 다시 상승할 수 있는 등 한인 은행 구조상 절대 방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향후 경기가 악화하면 대출 회수 과정에서 추가적인 어려움이 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인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리스크를 관리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또 다른 한인 은행 관계자는 “고액 대출 고객의 파산 등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보수적으로 자산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미주 한국일보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