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보도… “테슬라 전기차 판매 부진에 머스크 변심했을 수도”

지난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포드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업체들이 테슬라의 충전망을 함께 사용하기로 하면서 전기차 이용자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1년 넘게 실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다른 업체의 전기차가 테슬라의 충전망을 이용하려면 호환이 가능하도록 해당 전기차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테슬라의 충전 커넥터를 연결할 수 있게 하는 어댑터가 필요한데, 현재 이 두 가지가 모두 미비한 상태라고 NYT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거친 회사는 포드와 리비안 2곳뿐이며, GM은 올해 말에나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완료한 포드와 리비안의 경우에도 테슬라에서 충분한 어댑터를 공급받지 못해 전기차 운전자들이 테슬라 충전망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포드 전기차 운전자 마이크 맥마흔은 지난 2월에 주문한 어댑터를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충전 어댑터는 테슬라 외에 다른 공급업체에서도 제조할 수 있지만, 제조 공정이 까다롭고 수많은 테스트와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탓에 포드 등 다른 업체들이 적합한 공급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테슬라는 지난 23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자사의 충전 어댑터 생산량을 주당 8천개로 늘렸다고 공지했으나, 타사 전기차 소유자가 이 어댑터를 얼마나 빨리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NYT는 테슬라의 이런 충전 시설 개방 지연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변심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최근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충전시설을 개방하면 테슬라가 그간 누린 독점적인 지위가 약화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더 뺏길 수 있는 점을 머스크가 우려했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미국과 캐나다에 약 3만개의 급속충전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전체 전기차 급속충전 인프라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로모션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에 약 6천개의 급속 충전기를 설치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2천750개를 설치했고 이후 충전기 확대 속도를 크게 줄이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테슬라의 충전 네트워크 담당 부서에 있던 500여명의 직원을 거의 전부 해고한 뒤 일부를 재고용했다.

이처럼 테슬라의 충전망 개방이 더뎌지는 것은 전체 전기차 시장 확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NYT는 짚었다.

앞서 테슬라는 2022년 11월 자사의 충전시설을 다른 제조사의 전기차에도 개방한다고 발표했고, 지난해 포드와 GM이 테슬라와 제휴해 충전기를 함께 쓰기로 하면서 테슬라의 충전기 연결 방식인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가 기존 표준인 CCS(Combined Charging System)를 압도하며 북미에서 대세로 자리 잡은 바 있다.

이후 현대차와 기아도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에 NACS를 채택하기로 했으며, 다른 전기차 제조사들도 잇달아 테슬라 충전 네트워크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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