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주요 관문 ‘위상’
백투스쿨 물품 구매 증가

연말 앞두고 수요 앞당겨
대중국 관세우려에 수입↑

지난 7월 미 서부 대표 관문인 LA항(POLA)과 롱비치(POLB)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해상무역로인 홍해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우려가 갈수록 증폭되는 탓에 수출과 수입을 앞당기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백투스쿨 시즌을 맞이해 학용품과 전자제품 등에 대한 소비가 늘면서 전체 물동량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교역량 증가도 주요 요인이다.

26일 항만 통계에 따르면 LA항은 지난 7월 전년 대비 무려 37%가 증가한 93만9,600TEU(컨테이너)를 처리했다. 이는 7월 기록으로는 LA항 116년 역사상 최고치다. 또 지난 7월은 지난 2년 중 최고의 물동량을 기록한 달로도 남게 됐다. 지난 7월의 실적은 지난 5년 7월달 평균처리 물동량보다 10%가 늘었다.

LA항의 지난 7월의 수출과 수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입은 50만1,281TEU로 전년 대비 무려 38%가 증가했고, 수출의 경우 11만4,889TEU로 같은 기간 4% 늘었다. 빈 컨테이너는 32만3,431TEU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빈 컨테이너의 증가는 통상 더 많은 화물이 수출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LA항은 567만1,091TEU를 처리했다. 이는 서반구의 다른 어떤 항구보다 많은 물동량을 처리한 것이며, 전년과 비교해서도 18% 증가한 수치다.

진 세로카 LA항 전무이사는 “지난 7월 수입이 한 달에만 50만TEU를 돌파한 건 이번이 네번째”라며 “수출의 경우 14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으며 항구의 수출 실적은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롱비치항도 지난 7월 폭발적인 물동량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롱비치항은 전년 대비 52.6% 증가한 88만2,376TEU를 처리하며 7월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22년에 수립된 7월 신기록보다 12.4% 높은 수치다.

롱비치항의 7월 수입은 43만5,081TEU로 전년 대비 60.5% 증가했고, 수출은 10만4,834TEU로 같은 기간 16.3% 늘었다. 빈 컨테이너는 34만2,462TEU로 전년 대비 57.8% 늘었다. 올해 1월에서 7월까지의 총 물량은 517만4,002TEU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LA항과 롱비치항 등 미 서부의 대표 관문인 항구의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로 ▲홍해 지정학적 리스크 ▲한국 등 아시아 국가와의 교역 증가 ▲대중국 관세 부과 ▲백투스쿨 시즌 학용품 수요 ▲미 동부 항만노조 파업협상 등 복합적인 원인을 꼽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장벽을 세운 데다 이미 자신의 임기 내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벌인 바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대선주자로 나서면서 기업들이 무역규모를 미리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오 코르데로 롱비치 항구 최고경영자(CEO)는 “운송업체들이 잠재적인 관세 인상에 앞서 무역량을 늘린 것과 더불어 학부모들이 학교용품을 구매한 것이 연말 성수기 전에 물동량이 늘어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세로카 LA항 전무이사는 “홍해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운항 차질우려와 미 동부 항만의 노동협상 지연우려 등으로 수입업체들이 이전보다 더 빨리 상품을 사들였다”며 “학교용품, 가을 패션, 할로윈 상품들의 수입이 앞당겨졌고, 이 같은 추세는 8월의 물동량 상승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주 한국일보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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