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서 김주영 신임 대표이사 선임…하이브, 주주간계약도 해지 통보
민희진 측 “주주간계약 중대한 위반… ‘뉴진스 프로듀싱 계속’도 협의된 바 없다”
민희진이 27일(한국시간)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대표이사직에서 전격 교체됐다.
민희진 측은 “의사와 무관한 일방적 해임”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모회사 하이브와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어도어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하이브 CHRO·최고인사책임자)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민 전 대표는 토요일인 지난 24일 대표이사 변경의 건으로 27일 이사회를 연다는 통보를 받았고, 이날 유선으로 이사회에 참석했다.
민 전 대표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지만, 어도어 사내이사직은 유지한다.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도 계속 맡는다.
새로 선임된 김주영 대표이사는 유한킴벌리 인사팀장과 크래프톤 HR(인사관리) 본부장 등을 지낸 인사관리(HR) 전문가로, 어도어의 조직 안정화와 내부 정비 역할을 맡는다.
어도어는 이로써 제작과 경영을 분리하게 됐다.
어도어는 “제작과 경영 분리는 다른 모든 레이블에 일관되게 적용해 온 (하이브 산하) 멀티 레이블 운용 원칙이었지만, 그간 어도어만 예외적으로 대표이사(민희진)가 제작과 경영을 모두 총괄해왔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 전격 교체는 지난 4월 어도어의 모회사 하이브와 민희진 전 대표와의 갈등이 불거진 지 약 4개월 만이다.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지난 5월 31일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 탈취 의혹’ 등을 들며 민 전 대표 해임을 추진했지만, 법원이 민 전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당시 가처분 신청은 민 전 대표 자신만을 대상으로 했기에, 민 전 대표의 측근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는 사내이사에서 해임됐다. 이 자리는 하이브 측 인사인 김주영 CHRO,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당시 직책, 현 CEO),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채워졌다.
어도어는 이 같은 이사회 1 대 3 구도에 힘입어 대표이사 변경을 이뤄낸 것으로 보인다.
어도어 관계자는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변경은 상법상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들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언제든지 가능하다”며 “어도어 이사회는 경영과 제작을 분리하는 것이 어도어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와 조직 정비를 계기로 어도어는 뉴진스의 성장과 더 큰 성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 전 대표 측이 이사회 결정에 대해 반발하고 나서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 전 대표 측은 연합뉴스에 “(어도어 이사회가) 민희진의 의사와 관계 없이 일방적으로 대표이사 해임결의를 했다”며 “이는 주주간계약의 중대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회사(어도어)는 민희진이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계속한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협의된 바 없다”며 “회사 측의 일방적인 통보”라고 덧붙였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 이후로도 소속 가수에 대한 명예훼손과 메신저 내용 무단 유출 등으로 서로를 고소하는 등 대립을 이어왔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주주간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지난달 법원에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의 소를 제기한 상태다.
주주간계약이 사라지면 민 전 대표에게 약속된 1천억원대의 거액의 풋옵션도 없던 일이 된다. 민 전 대표가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가만히 있어도 1천억원을 번다”고 말한 그 부분이다.
민 전 대표는 2022년 어도어 첫 아이돌로 걸그룹 뉴진스를 데뷔시켜 큰 성공을 거뒀다. 뉴진스 멤버들은 민 전 대표를 ‘엄마’로 부르며 따르고 있고, 올해 불거진 갈등 상황에서도 민 전 대표 측에 서서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