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암초에서 최근 물리적으로 충돌한 것과 관련해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을 호위할 수 있다고 새뮤얼 퍼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이 밝혔다.

27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퍼파로 사령관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인도·태평양사령부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 행사에서 필리핀 선박 호위에 대해 “우리(미국·필리핀)의 상호방위 조약 범위 안에서 완전히 합리적인 옵션”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과) 협의한다는 맥락에서 물론 그렇다”고 말한 뒤 더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반면 이 행사에 참석한 로미오 브라우너 필리핀군 참모총장은 미군의 호위가 필리핀군 전투 작전에 대한 외국군의 직접 참여를 금지한 필리핀 헌법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필리핀 법에 따른 필리핀군의 자세는 우선 우리가 자립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우리에게 가능한 모든 옵션, 모든 방안을 시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없는 제약에 놓일 때 다른 옵션을 모색할 것”이라며 미군과 협력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앞서 지난 25일 남중국해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에 체류 중인 필리핀 해경 선박에 물자를 보급하려는 필리핀 선박과 이를 막으려는 중국 해경 선박이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 함정이 필리핀 선박에 위험하게 접근해 들이받고 물대포로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필리핀 선박이 중국 함정을 고의로 들이받았다”며 맞섰다.

이날 행사장에서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사비나 암초 충돌에 대해 중국이 동남아 평화의 ‘최대 방해자’라며 “해결책은 중국을 상대로 한 더 강력한 집단적 다자간 조치”라고 밝혔다.

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대해 “계속 의미가 있고 신뢰받으려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하는 짓을 계속해서 못 본 척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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