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1)의 전동스쿠터 음주운전 논란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6일(이하 한국시간) 밤 슈가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근처에서 자신의 전동스쿠터를 몰다가 혼자 넘어진 채 경찰에 발견된 바 있다. 이때 그에게서 술냄새가 풍겨 인근 지구대로 인계됐다. 당시 음주측정 결과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로 면허취소 수준(0.08%)을 크게 웃돈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슈가는 경찰에 “맥주 한잔 정도 마셨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져 화를 키웠다. 이후 그의 사과문은 물론, 소속사 빅히트 뮤직의 입장문에선 전동스쿠터를 두고 “전동킥보드”라고 칭하거나 “500m 정도 이동 후 주차 시 넘어졌다. 가까운 거리” “집 앞 정문에서 ‘전동킥보드’를 세우는 과정에서 혼자 넘어지게 됐고 이 과정에서 피해를 입으신 분 또는 파손된 시설은 없었다” “헬멧을 착용했다” “음주 상태에서 전동 킥보드 이용이 불가하다는 점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도로교통법을 위반했다” 등 사건을 축소하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실망감을 더했다.
결국 슈가는 23일, 문제의 사건 발생 이후 17일 만에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에 BTS 멤버 최초 경찰 포토라인에 서는 불명예를 떠안으며 첫 사과문 때와는 달라진 온도차를 드러낸 슈가다. 사태의 심각성을 자각한 듯, 거듭 사과를 표명하며 수습에 여념이 없는 것.
슈가는 경찰 조사 당시 카메라를 향해 총 다섯 번 깊숙이 고개를 숙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굉장히 죄송하다. 많은 팬과 많은 분께 정말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오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라고 직접 입을 뗐다.
약 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나온 뒤엔 “잘못된 행동으로 많은 상처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너무나도 죄송하다. 크게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그리고 사랑해 주신 많은 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경찰에도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후 25일엔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슈가는 “8월 6일 밤 음주 후 전동 스쿠터를 타고 인도로 주행한 잘못을 저질렀다. 또한 지난 7일 성급하게 올린 첫 번째 사과문으로 인해 많은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라고 첫 입장문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더 깊이 생각하고 신중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며 “저의 경솔함이 저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을 힘들게 하고 있다. 다시는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뉘우치며 살아가겠다”라고 거듭 말했다.
특히 슈가는 멤버들을 언급하며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그는 “멤버들, 팬분들과 같이 만든 소중한 추억에 커다란 흠을 내고 방탄소년단의 이름에 누를 끼쳤다. 멤버들과 팀에 피해를 입히게 되어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도 미안하고 괴로운 마음이다. 언제나 저를 믿어준 멤버들이 저로 인해 힘든 시간을 겪게 돼 미안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그리고 저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서 느끼셨을 실망감 또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부족한 저에게 늘 과분한 사랑을 주셨던 팬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팬클럽 ‘아미’를 향해서도 사과했다. 슈가는 “향후 내려질 처분은 물론 비판과 질책을 달게 받겠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많은 분들에게 실망감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슈가는 뒤늦게 입이 닳도록 사과를 반복하는 상황인데, 뜻밖의 옹호와 저격 여론이 뒤섞이며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가수 싸이가 25일 ‘싸이 흠뻑쇼 2024’에서 엔딩곡으로 슈가와 컬래버레이션 노래 ‘댓 댓(That That)을 선곡, “슈가에게 꼭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라며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OTT 애플TV+ ‘파친코’ 시리즈의 이민진 작가는 24일 SNS 계정에 슈가의 사진을 게재, 이와 함께 방탄소년단과 아미를 상징하는 보라색 하트 이모티콘으로 슈가에 힘을 북돋웠다. 이는 네티즌들 사이 갑론을박으로 번지며 되려 긁어 부스럼을 만든 모양새가 됐다.
여기에 이때다 싶어 슈가를 저격한 래퍼 비프리(최성호)까지, 난장판이 따로 없다. 비프리는 2013년 김봉현의 힙합 초대석 1주년 특집 무대에서 BTS 알엠(RM)과 슈가 면전에 대고 “아이돌은 진정한 래퍼가 아니다”라며 공격적인 발언을 해 뭇매를 맞았던 인물이다.
그런 비프리가 25일 SNS에 ‘슈가’라는 글자가 적힌 간판 문구를 올린 바, 의도적으로 관심을 사려는 행태를 보이며 불필요한 피로감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당연한 “음주운전 주의” 당부 한마디를 했다가 애꿎은 세븐틴 승관과 래퍼 이영지가 악플 테러를 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이에 외신마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만큼 슈가 논란을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