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양 협박해 한탕 노린 그들..

인기 먹방 유튜버 쯔양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유튜버 구제역(이준희)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달 2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쯔양 예전 사생활 제보 받자
단톡방 공유하며 공갈범죄 모의
‘2억 받아야’ 갈취 금액 조율도
유튜버 구제역 등은 실제 돈 갈취
검찰, 사이버레커·변호사 등

“그냥 엿 바꿔 먹자. 비공개 대가로 돈 뜯어내자.”

범죄 조직원들 간 오갈 법한 이들 대화가 등장한 곳은 놀랍게도 국내 유명 유튜버들이 결속을 다지려 만든 카카오톡 단체방이었다. 많게는 1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이들 유튜버들이 범행 대상으로 삼은 건 1,0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 쯔양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범행 방법을 모의한 이들의 대화 내용은 검찰 수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3,000만 원, 2억 원 등 갈취 금액도 구체적으로 조율했다.

쯔양을 상대로 공갈·협박, 공갈방조 등 혐의를 받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 주작 감별사(전국진), 카라큘라(이세욱), 크로커다일(최일환)이 이달 14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20여 일 만이다. 주범 격인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 쯔양의 전 소속사 대표이자 전 남자친구 A씨(사망)의 변호인인 최모 변호사도 쯔양을 협박해 돈을 가로챈 혐의로 철장행 신세가 됐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유명 유튜버에 변호사까지 낀 이번 공갈범죄의 발단은 지난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제역은 쯔양 전 남친 A씨의 최모 변호사로부터 쯔양의 탈세 등 확인되지 않은 예전 사생활 정보를 전해 들은 뒤 이를 동료 유튜버들이 있는 대화방에 공유했다. 2021년 친목 도모를 위해 ‘한국 온라인 견인차공제회’라는 모임을 만든 뒤 개설한 카카오톡 단체방이었다. 제보 내용을 전해 들은 이들은 쯔양을 돈벌이로 이용할 궁리를 했다. 쯔양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중차대한 사생활 문제였으나, 사실관계 확인은 뒷전이었다.

검찰이 공개한 당시 이들의 대화 내용에는 사이버레커(타인을 비방하는 동영상을 제작 유포하는 사람) 유튜버들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영상 공개해서) ‘고소당해봤자, 그냥 벌금 나오고 끝난다’, ‘나도 돈 좀 받게 동생 좀 꽂아주십쇼’. ‘형님 혼자 드시지 마시고’, ‘그냥 엿 바꿔 먹어라(영상 비공개 대가로 돈 뜯어내라)’, ‘일단 영상 대충 만들어 쯔양에게 보여줘라’라는 등 범행을 독려하거나 조언하는 글이 주였다. 또 “‘이거 2억 원은 받아야 될 것 같은데’, ‘그냥 몇 천 시원하게 당기는 게 낮지 않나’ ‘그냥 걔한테 3,000 받아’” 등 공갈 액수에 대해 조율하기도 했다.

범행은 모의수준을 넘어 실행에 옮겨졌다.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는 같은 해 2월 “전 남자친구와의 과거를 폭로하지 않겠다”며 쯔양으로부터 5,500만 원을 갈취한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났다. 쯔양은 과거 자신의 소속사 대표인 남자친구 A씨에게 4년간 데이트 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제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쯔양에게 “(쯔양) 탈세 등 사생활 제보가 사이버레커 연합회에도 들어갔다. 유튜버들과 기자들을 입막음해야 한다”는 취지로 겁을 주며 5,000만 원을 더 빼앗으려 했다. 쯔양에게 “공론화 안 할 테니, 내 지인의 식당을 홍보해 달라”고 요구해 촬영을 강제하기도 했다.

카라큘라와 크로커다일도 가담했다. 이들은 구제역에게 쯔양에 대한 공갈을 권유하거나 방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대상은 쯔양만이 아니었다. 카라큘라와 구제역은 각각 2022년 6월과 2021년 10월 아프리카TV BJ를 상대로 스캠코인 사기 의혹을 거론하며 협박해 3,000만 원(카라큘라) 및 2,200만 원(구제역)을 뜯어낸 혐의도 더해졌다. 구제역에게 쯔양의 정보를 넘긴 제보자로 지목된 최 변호사도 쯔양에 대한 공갈, 구제역의 공갈 범행 방조 등 혐의로 지난 20일 구속됐다.

◇쯔양 리스크 관리? 두 얼굴의 사이버레커들

쯔양 사건은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지난달 일명 ‘사이버레커 연합’ 유튜버들이 과거사를 빌미로 쯔양을 협박하고 돈을 요구했다고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익명의 고발이 이어지며 검찰이 강제수사에 나서자, 구제역은 “리스크(위험) 관리를 위한 용역을 먼저 부탁한 건 쯔양 측이었고, 이에 어쩔 수 없이 (용약)계약을 받아들였을 뿐”이라고 책임을 쯔양 측에 돌렸다. ‘쯔양 협박’ 의혹에 카라큘라도 지난달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맹세코 쯔양에 대한 전후 사정을 몰랐다’, ‘오히려 구제역의 공갈 범행을 말렸다’는 취지의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카라큘라는 2019년 시작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스스로 탐정이라고 칭하면서 ‘사적 제재를 통해 정의 구현을 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돈을 갈취하는 데 주력한 이들의 진짜 얼굴이 드러났다. 쯔양의 과거를 빌미로 금전을 취득한 것을 넘어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오히려 쯔양을 비방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하는 등 2차 가해까지 저질렀다. 자신들의 통화녹음 파일을 편집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검찰 수사 개시 상황을 즉각 언론에 알려 다른 공범들에게 대비할 시간을 벌어주게 한 의혹도 받는다. 이들 유튜버 4명의 첫 재판은 다음 달 6일로 잡혔다.

검찰은 이들이 ‘사적 제재’ 운운하며 마치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행세했으나, 사실은 사이버불링(사이버상 집단괴롭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타인의 약점을 잡아 폭로와 금품을 맞바꾸는 약탈적 범죄의 피고인이라는 것이다.

수원지검 공보관 황우진 부장검사는 “피고인들은 타인의 약점이나 불행한 사고 등을 알아낸 후 자극적으로 폭로·왜곡하는 콘텐츠를 동영상 플랫폼에 제작·유포해 구독자와 조회수를 늘리고, 그에 따른 광고 수익을 취득해왔다”며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는 여성 피해자의 내밀한 사생활 공개 등의 공포심을 이용해 거액을 갈취했음에도, 오히려 피해자를 지켜주려고 활동한 ‘흑기사’인 것처럼 포장했다”고 비판했다.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LA 웨스트힐스 주택가 몰래카메라로 도둑 침입

도둑들, 침입 전 수풀에 감시 카메라 설치...범행 후 증거 회수해남가주 지역 다국적 범죄조직 수법...치노힐스·테메큘라 등 유사 사례 발생 엘에이 웨스트힐스 ...

런던 히드로 공항, 변전소 화재로 하루 폐쇄…국제선 항공편 대혼란

유럽 최대 규모 런던 히드로 공항이 변전소 화재로 오늘 (21일) 하루 동안 전면 폐쇄됐습니다. 전 세계 1천3백5십 편 이상 항공편이 ...

트럼프, 연방 기관 대량 해고는 도대체 언제까지..

수개월 안에 미정부 구조 통째로 바뀔듯..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기관의 감축 계획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수천 명의 정부 직원들이 ...

바이든 전 대통령 정계 복귀 타진…민주당 내부 “No, 바이든은 사양”

민주당 내부선 "그게 누구든 바이든은 아니다"…새로운 리더십 요구 지난해 미국 대선 때 고령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재선 도전에서 물러나야만 했던 ...

‘리프트’ 운전 한인 대학생 카재킹 강도에 피살

‘파일럿 꿈’ 필립 김씨 학비 벌기 위해 일하다 흑인 강도 총격에 사망 USC에 다니며 파일럿을 꿈꾸던 20대 한인 대학생이 학비를 ...

트럼프, ‘이민자 추방’ 제동 판사 향해 “대통령 직무 막을 수 없어”

보스버그 연방판사 심리 당일에 또 맹공…"범죄와 혼돈만 초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에도 정부의 불법이민자 해외 추방에 제동을 건 판사에 ...

윌셔가 상업용 빌딩서 대형 화재 발생

어제 저녁 로스앤젤레스 1515 윌셔에 위치한 건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화재는 오후 8시 22분경 웨스트레이크 지역의 한때 학교로 사용되었던 ...

머스크, 테슬라 직원들에게 “폭풍 속에서도 주식 보유하라” 호소

테슬라 주가 폭락..최근 3개월간 50% 이상 하락. 테슬라 주가가 최근 3개월간 50% 이상 급락한 가운데,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전체 ...

“졸려서 낮잠 잤을 뿐인데”… 치매 발병 위험도 2배 높아져”

 UCSF 의대 연구팀 80대 노인 추적 연구 야간수면 줄고 낮에 졸음 증가하는 경우 수면변화… 야간 수면 시간이 줄고 낮에 졸음이 ...

정유라, 6억 9천만원 빌린 뒤 돈 안 갚아 검찰 송치

피해자측 "국정농단 태블릿 PC 담보로 받았다" 주장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69)씨의 딸 정유연(개명 전 정유라)(29)씨가 지인의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로 ...

디즈니+, 김수현 주연 드라마 ‘넉오프’ 공개 보류 결정

배우 김수현이 고(故) 김새론과 미성년자 시절부터 교제했다는 논란이 커지면서 차기작 '넉오프'의 공개가 보류됐다. 디즈니플러스(+)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에 "신중한 검토 끝에 ...

3월  21일  라디오서울 모닝뉴스 헤드라인

• 애리조나를 여행중이던 한인 가족 3명이 실종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 LA 시의 주차단속이 벌어들이는 세수보다 지출하는 비용이 더 큰 ...

연방 지방법원의 권한 남용 관행 제재 필요성 대두

연방지방법원판사는 개별사건 판결 담당... 권한외 권력 남용.. 미국 연방지방법원 판사들이 대통령 정책에 대한 전국적 금지명령을 과도하게 발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

‘부분 휴전’ 논의 아랑곳 없이…러·우크라, 드론 공격 가열

핵탑재 전략폭격기 기지, 유류고, 병원 등 양국 시설물 잇단 피격 미국의 중재로 30일간의 '부분 휴전안'이 논의되는 와중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자폭 ...

클린턴 전 보좌관, “AOC의 척 슈머에대한 도전은 민주당에 치명타 될것”

마크 펜 " AOC의 득세는 민주당 몰락의 시작...."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보좌관이었던 마크 펜은 목요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뉴욕 하원의원이 ...

핸드폰, SNS까지 뒤진다…미국입국금지 급증에 여행객 불안감 커져

'돌연 구금' 외국인 증언 잇따라…"수갑 채우고 통역도 제공 안해" "구금될수도"…각국 정부, 미국 여행자에 '경고' 안내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

작년 4분기, 영국 시민권 신청한 미국인 40% 급증

런던시장 "미국인의 英시민권 신청 급증은 '트럼프 효과'" 지난해 4분기에 영국 시민권을 신청한 미국인들이 급증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때문이라는 ...

민주당 슬로트킨 의원 “진보는 말만 많고 실질적 행동 부족”…

민주당 내 노선 갈등 심화.. AOC, 버니 샌더스, 재스민 크로켓 무엇을했는가? 미국 민주당 소속 엘리사 슬로트킨 상원의원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버니 ...

한국산 식품 잇단 식중독균 검출 ‘비상’

▶ 냉동굴 ‘노로바이러스’ ▶ 팽이버섯 ‘리스테리아’▶ 보건 당국 리콜 조치 한국에서 수입돼 판매돼 온 일부 식품들에서 잇따라 식중독균이 검출되면서 미국 ...

유아기를 기억을 못 하는 이유는 ?

"유아기 기억 못 하는 이유는 기억 형성보다 인출 실패 때문" 사람들은 보통 생후 3년 안에 겪은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유아기 ...

“소셜연금 신청, 사회보장국 사무실 직접 가야”

▶ SSA ‘신원 확인’ 강화▶ 31일부터 새 규정 시행 ▶ “사기 방지 목적” 불구▶ “거동불편자 피해 우려” 연방 사회보장국(SSA)이 사기 ...

IVE’s Wonyoung Dominates 2025: From Magazine Covers to Banking Ads and Brand Rankings

IVE's Wonyoung: Why She's Called the 'Thousand-Year Idol' Dominating Fashion, Finance, and Charts IVE's Wonyoung is cementing her status as ...

아리조나 여행중이던 한인 일가족 3명 실종

이달 중순 겨울 폭풍속에 애리조나주에서 그랜드 캐년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여행 중이던 한인 일가족3명이 실종되었습니다. 북 아리조나에서 지난 13일, 한인 일가족 3명이 ...

홍명보호, B조 2위 요르단·3위 이라크에 승점 3차로 쫓겨

요르단, 팔레스타인에 3-1 승리…이라크는 쿠웨이트와 2-2 무승부 한국,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 조기 확정하려면 25일 요르단 잡아야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

‘황희찬 선제골’ 홍명보호, 북중미 월드컵 예선 오만과 1-1 비겨

이강인 교체투입 3분 만에 ‘택배 어시스트’…막판 수비불안에 동점골 헌납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오만과 무승부에 그쳤다. 홍명보 감독이 ...

아이브 장원영, ‘천년돌’인 이유..금융권·매거진 커버·브랜드평판 싹쓸이

'MZ 워너비 아이콘' 아이브(IVE) 장원영이 여전한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다. 데뷔 때부터 독보적인 스타성으로 큰 인기를 얻은 장원영은 2024년 '럭키비키'라는 유행어를 ...

최정원 불륜 소송 시간끌기? 변호사 교체하고 재판 연기 요청

상간남으로 지목된 UN 최정원의 소송이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A씨는 2022년 12월부터 최정원과 자신의 아내가 부적절한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

이수지, ‘이청아 조롱 논란’ 타격 無→ ‘윙크 찡긋’ 유쾌한 슈블리맘 개그ing

코미디언 이수지가 배우 한가인과 이청아를 저격했단 의혹에 휩싸였지만 타격 없이 평화로운 근황을 전했다. 이수지는 20일(한국시간) 노란색 하트 이모티콘을 쓰며 동료 ...

‘마약 자수’ 식케이 “지금처럼 부끄러웠던 적 없어”..검, 징역 3년6개월 구형

검찰이 마약 투약 후 자수한 래퍼 식케이(본명 권민식)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20일 오전 10시 50분(한국시간)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마성영 ...

4월 개스와 전기세에 137달러 크레딧 제공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4월달 개스와 전기 요금에서 평균 137 달러의 기후 크레딧을 받을 수 있습니다. 뉴섬 가주 주지사는 수백만 가구가 이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