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100대에 무더기 로켓포…
이스라엘, 레바논 선제타격 “헤즈볼라 공격 조짐 포착”…비상상황 선포
헤즈볼라, ‘사령관 암살’ 보복 개시…”로켓 320발 발사, 1단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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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25일(현지시간) 새벽 대규모 미사일 공방전을 벌이며 전면 충돌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공격 조짐을 포착했다며 전투기 100여기 등을 동원해 레바논 내 헤즈볼라 표적을 선제 타격했으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300발이 넘는 로켓을 쏟아부으며 지난 달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피살에 대한 보복 개시를 선포했다.
이스라엘 측 공식 피해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3명이 사망했다고 레바논 보건 당국이 밝혔다.
이날 로이터,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면서 “이러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자기방어 행위로 레바논 내 테러 표적들을 타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헤즈볼라가 “곧 로켓과 미사일, 드론을 이스라엘로 발사할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작전을 벌이는 지역에 있는 민간인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즉각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레바논 남부지역 주민들에게 보낸 아랍어 메시지에서 “우리는 헤즈볼라의 위협을 공격해 제거하고 있다.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즉시 떠나라”고 알렸다.
하가리 소장의 경고가 나오자마자 이스라엘 북부에서 공습경보가 울렸고, 곧이어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을 겨냥한 보복 공격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는 지난달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이스라엘 폭격에 사망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날 오전 이스라엘 북부로 320발이 넘는 로켓을 발사하고 드론을 날려보내 군사기지 11곳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의 ‘1단계’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면서 “이 단계에는 이스라엘 막사와 시설들을 겨냥해 공격 드론을 깊숙이 집어넣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헤즈볼라의 공격 시도를 자국 전투기를 통한 선제 타격 등을 통해 막아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헤즈볼라가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비롯해 이스라엘 중부 지역까지 타격하려 했다”며 “레바논 남부에 대한 선제 공습을 통해 이런 시도를 무산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헤즈볼라 로켓 대부분은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했었다”며 “우리는 100여기의 전투기를 동원해 수천기에 달하는 레바논 내 로켓 발사대를 동시에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당국이 집계한 공식 피해 상황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 당시 이스라엘 최대 항구도시 하이파 등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북부 다수 지역에서도 로켓 경보가 울렸으며 북부 마노트 지역에서는 민가 한 채와 닭장 등에 불이 나 소방관이 출동했다.
이스라엘이 선제공격을 벌인 레바논 남부에서는 공습으로 3명이 숨졌다고 레바논 보건 당국이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처럼 헤즈볼라의 공격 시도를 우선 무산시켰다고 주장하면서도 전국에 48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여전히 공격 방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6시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오전 7시 긴급 안보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긴급 안보내각 회의에서 헤즈볼라에 맞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기로 결심했다”면서 강경 대응을 공언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나라를 지키고, 북부 주민들을 안전히 집으로 귀환시키고, ‘누구든 우리를 해친다면 우리는 그를 해칠 것’이라는 간단한 규칙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이날 오전 헤즈볼라의 공격 준비 움직임을 포착해 위협을 선제적으로 제거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이스라엘군은 위협을 막기 위해 철두철미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군은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한 수천발의 로켓을 파괴했고, 다른 여러 위협들도 무너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또한 현재는 헤즈볼라를 향한 공격이 대부분 레바논 남부를 겨냥하고 있지만 위협요인이 있다면 레바논 어디든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사태 선포 직후 이스라엘 민간항공국(CAA)은 수도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드나드는 항공편의 이착륙을 일시 중단했으나, 한 시간여의 공방이 끝나고 이날 오전 7시부터는 다시 이착륙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비상상황 선포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수도 텔아비브를 비롯해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북부 지역 주민들은 모두 학교와 직장에 가는 등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지만, 근처에 안전한 대피소가 있는 경우에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DPA 통신은 레바논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표적 최소 40여곳을 공격했으며, 약 1시간이 넘는 폭격이 끝난 이후 현재 상황은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 충돌에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어권 지지를 재확인하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갈란트 장관과 통화에서 이스라엘 방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미국 고위 관리들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스라엘 측 카운터파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양국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헤즈볼라와 무력 충돌 직후 이날 개장한 이스라엘 증시는 주요 주가지수가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 35개 대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주요 지수 TA-35는 이날 0.4%가량 오른 채 개장했으며, 더 광범위한 종목 주가를 추종하는 TA-125 지수는 0.5% 상승 출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