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총 7명…린치 18세 딸 옥스퍼드대 입학 앞두고 참변

린치 가족 첫 공식 입장 “황망함과 충격…사생활 존중 당부”

‘영국의 빌 게이츠’로 불렸던 오토노미 창업가 마이크 린치의 18세 딸 해나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안사(ANSA),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잠수부들은 이날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 가라앉은 호화요트 베이지언호의 선실에서 마지막 실종자의 시신을 수습했다. 시신에 대한 공식적인 신원 확인과 부검은 시칠리아 주도인 팔레르모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이탈리아 당국은 시신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안사, 로이터 통신과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린치의 딸 해나라고 보도했다. 해나는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에 합격했다고 안사 통신은 전했다.

이로써 지난 19일 새벽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베이지언호가 침몰해 실종된 6명은 모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린치의 시신이 수습됐고, 그에 앞서 지난 21일에는 영국 금융인인 조너선 블루머 모건스탠리 인터내셔널 회장 부부, 국제로펌 클리퍼드 찬스의 미국 변호사 크리스 모르빌로 부부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 사망자는 총 7명으로 늘었다. 선상 요리사 레칼도 토머스의 시신은 침몰 당일에 발견됐다.

린치 가족은 요트 침몰 사고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냈다.

가족의 대변인은 “린치 가족은 황망함과 충격에 빠져 있다”며 “이들은 이번 일로 피해를 본 모두를 위로하고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와 응급구조대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혔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린치 가족은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픈 시기에 사생활 존중을 당부드린다”고 대변인은 덧붙였다.

해나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애도의 메시지도 쏟아지고 있다.

해나가 다닌 영국 라티머 어퍼스쿨의 존 미트로풀로스 멍크 영어 과목 책임자는 “에너지와 배움의 열정, 지성으로 교실을 채우던 학생”이었다며 “그렇게 높은 지적 능력과 따뜻함, 열정을 겸비한 사람을 가르쳐본 적이 없다”고 애도했다.

영국 선적 베이지언호는 지난 19일 새벽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시 포르티첼로 항구에서 약 700m 떨어진 해역에서 정박 중 격렬한 폭풍우에 휘말려 수심 49m 아래로 침몰했다.

탑승객 22명(승객 12명·승무원 10명) 중 린치의 아내, 한 살배기 아기를 포함해 15명이 구조됐다.

린치는 2011년 미국 휼렛패커드(HP)에 오토노미를 110억달러(약 14조7천억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아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받다가 지난 6월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탑승객들은 린치의 무죄 판결과 새 출발을 축하하는 선상 파티에 초대받은 이들이었다. 블루머 회장은 린치 측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했고 모르빌로는 린치를 대리한 로펌의 변호사였다.

이번 침몰 사고의 원인으로는 소용돌이 물기둥, 용오름 현상이 꼽힌다. 실제로 목격자들은 베이지언호가 침몰하기 전 폭풍과 함께 용오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전장 56m의 요트는 불과 3∼5분 만에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장과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수사 당국은 24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해저에 측면으로 누운 베이지언호를 인양하는데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2012년 이탈리아 초대형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인양을 맡았던 닉 슬론은 이날 현지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베이지언호 인양 작업에 최대 1천500만유로(약 223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인양 작업에는 준비 기간을 포함해 6∼8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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