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확정하면서 버락 오바마 등 당내 스타들이 총출동한 민주당 전당대회가 통합 경쟁 측면에서 공화당의 전당대회를 압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2일(현지시간) “해리스와 민주당이 통합 경쟁에서 트럼프와 공화당을 이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힐은 “빌과 힐러리 클린턴, 버락과 미셸 오바마가 해리스 부통령을 칭찬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정치 스타의 힘과 통합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의 분열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분석했다.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인사들의 면면은 지난달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와 비교할 때 스타성과 대표성 측면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였다.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대선 승리를 위해 대통령 후보에서 자진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 클린턴 전 대통령, 2016년 대선에 출마했던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은퇴 후에도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가 출동해 연설했다.
반면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딕 체니 전 부통령 등 미국 보수세력의 얼굴이었던 원로 정치인들이 불참했다.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추모하는 사람도 없었고, 2012년 후보였던 미트 롬니 상원의원도 참석하지 않았다.
심지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도 불참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공화당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직후 열린 전당대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이 ‘바이든 사퇴’ 논란에 따른 분열을 뒤로 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면서 현재 ‘통합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는 쪽은 민주당이라고 더힐은 짚었다.
공화당 여론조사원인 프랭크 런츠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전적으로 트럼프에 관한 것이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는 ‘운동'(movement)에 더 가깝다면서 “결국에는 보통 운동이 더 나은 성과를 낸다. 이것이 해리스가 잘하고 있는 비결이고, 그(트럼프)가 못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에게는 같은 편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트럼프에게는 도널드 트럼프뿐”이라고 덧붙였다.
더힐은 해리스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결집은 클린턴과 오바마 부부를 비롯한 민주당 거물들의 ‘인정’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연설에서 “카멀라는 우리를 이끌 인품과 경험, 비전을 지니고 있다. 나는 그녀의 마음과 성실함을 알고 있다”고 말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도 “그는 목소리와 대변자가 필요한 사람들을 대신해 평생을 싸워온 사람”이라면서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당의 원로들을 초청했더라면 자신에게 회의적인 당원들의 투표를 유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공화당 내 강경 우파인 이른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세력에 의해 사실상 추방된 부시 전 대통령과 체니 전 부통령 등 원로들이 초대에 응할 리가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비욘세 등의 ‘깜짝 손님’이 등장할 것이라는 소문이 난무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깜짝 손님으로 거론된 인물들은 비욘세와 테일러 스위프트, 롬니 상원의원, 부시 전 대통령 등이었다.
연예 전문매체 TMZ는 비욘세가 전당대회에서 피날레 공연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가수의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비욘세는 해리스 캠프가 선거 노래로 택한 ‘프리덤’을 부른 가수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를 지낸 롬니 상원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가짜 뉴스 게시물과는 달리 나는 오늘밤 DNC(전당대회)의 깜짝 게스트가 아니다. 내 생각에는 비욘세나 테일러 스위프트가 될 것 같다”고 세간의 관측을 직접 부인했다. 그러면서 “정말 실망스럽죠. 나도 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