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로 7명 사망·12명 부상
발화지점 8층 객실···사상자 인근서 발견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3일 소방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9분께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8층 객실에서 불이 나 투숙객 7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20대 남녀 2명, 30대 남성 2명, 40대 여성 1명, 50대 남성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 7명 가운데 남성은 4명, 여성은 3명으로 확인됐다. 당초 사망자 중에 외국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천시가 확인한 결과 사망자는 모두 내국인이었다.
사상자 대부분은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810호 객실 인근의 8~9층 투숙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남녀 투숙객 2명은 8층 객실에서 호텔 외부 1층에 설치된 소방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이상돈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사상자들은 8층과 9층 객실 내부를 비롯해 계단과 복도 등지에서 (주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남녀 2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처음에는 에어매트가 정상적으로 펼쳐져 있었는데 이들이 뛰어내린 뒤 뒤집힌 걸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한 명이 뛰어내린 후 에어매트가 뒤집혔는데 뒤따라 다른 인물이 뛰어내리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22일 오후 7시39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탈출용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화재로 오후 11시 40분 기준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뉴스1
중상 3명을 포함해 부상자 1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화재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시 810호 투숙객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불이 나기 전 한 투숙객이 810호 객실에 들어갔다가 타는 냄새를 맡고는 호텔 측에 “객실을 바꿔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64개 객실 모두에 기초 진화 설비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해당 호텔이 준공된 2003년 당시에는 스프링클러가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22일 오후 7시39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화재로 24시 기준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천=뉴스1
불이 난 호텔 건물에는 모두 64개 객실이 있으며 화재 당일에는 27명이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방 당국은 화재 접수 3분 만에 ‘대응 1단계’를, 18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하면서 투숙객들을 구조했다. 화재 현장에는 펌프차 등 차량 70여대와 소방관 등 160여명이 투입됐고, 2시간 47분 만인 이날 오후 10시 26분께 불을 완전히 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