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다인종” 규정 미국인, 2000년 2%에서 20년만에 13%로 ‘껑충’
미국 사회의 급격한 인구 변화가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급부상한 배경 중 하나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0년 실시된 미국 인구센서스에서 자신이 백인과 흑인, 아시아계 등 특정 인종이 아닌 다인종에 해당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13%였다.
2000년 인구센서스에서는 자신이 다인종이라고 답한 미국인은 2%에 불과했다. 20년간 미국 사회의 인구 구성이 급변한 것이다.
자메이카 흑인인 부친과 인도계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현재 상황은 이 같은 사회 변화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레바논과 푸에르토리코, 아이티 혈통인 맥스웰 프로스트 연방 하원의원(민주·플로리다)은 해리스 부통령이 다양한 미국인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여러 가지 인종적 정체성과 경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3억3천만 명에 달하는 미국 인구 중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여전히 백인이다.
다만 미국의 백인 인구는 1억9천100만 명으로 2010년(1억9천600만명) 조사 결과보다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미국인 중 백인의 비율도 57.8%로 2010년(63.7%)에 비해 감소했다.
건국 직후인 1790년부터 10년마다 인구조사를 시행한 미국에서 백인 인구가 감소한 것은 2020년 조사가 처음이었다.
이 같은 사회 변화에 대해 일부 백인들은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더 많은 자녀를 낳는 유색인종이 백인을 대체하고, 결국 백인 문화도 소멸할 것이라는 ‘대전환론'(The Great Replacement)의 유행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적 정체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인도계냐, 흑인이냐”며 인종 정체성 문제를 거론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오히려 다인종과 소수인종 유권자들로부터 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22년에는 232건의 다인종 혐오범죄 피해가 접수됐다.
한편 최근 미국 인구의 증가는 히스패닉이나 아시아계, 흑인 등 소수인종이 이끌었다. 특히 증가한 전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히스패닉이었다.
히스패닉은 10년 전에 비해 인구가 2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계 인구는 36%, 흑인 인구는 6%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