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서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한인이 최근 공공미술 전시기획사를 설립해 주목받고 있다.

23일 동포사회에 따르면 아이린 공 ‘뿌리 아츠’ 대표는 땅속 깊이 내리는 식물의 뿌리처럼 공공미술 분야에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회사를 설립했다.

공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도시의 구성에 관심이 많다”며 “미술과 자연, 커뮤니티가 연결된 공공미술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이 유명 작품을 바라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갤러리나 박물관 등 실내에 한정하지 않고 누구나 함께 밖에서 즐길 수 있는 전시를 많이 기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 세워진 작품은 작가만의 산물이 아니다”라며 “단계별로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고 시스템화가 필요한데, 많은 사람이 힘을 합쳐 결과를 이뤄낸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공 대표는 앞으로 ‘뿌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협업하는 등 공공미술과 관련한 다양한 기획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자연적인 요소를 가진 미술 작품을 도심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에 자연을 모티브로 작업하거나 지속 가능한 재료를 이용해 작업하는 작가를 적극적으로 섭외할 계획이다.

특히 1년에 한 번은 큰 규모의 전시를 진행하려 하는데, 이와 병행해 해당 지역 환경단체 등과 교육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15살에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뉴욕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 후 현대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뉴욕 소더비 인스티튜트에 진학해 현대미술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뉴욕 유명 갤러리인 글래드스톤, 아트페어 ‘아모리쇼’, 켄드라 제인 패트릭 갤러리, 세계적인 경매 회사 크리스티 옥션하우스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최근에는 뉴욕 스페이스776 갤러리에서 한인 작가 김기민과 박계주의 뉴욕 데뷔 개인전을 진행해 현지 평론가와 갤러리 관계자들로부터 호평받았다.

김 작가의 전시에서는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천송이의 꽃으로 갤러리를 꾸몄고, 박 작가의 전시에서는 현지 음악가들을 초청해 아티스트 토크를 선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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