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를 시급한 과제로 꼽으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금융통화위원 다수가 3개월 이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거론해 연내 조정 가능성을 남겨놓았다. ★관련 기사 3면, 본지 8월 16일자 2면 참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만장일치로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는 이 시점에 잡아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수위를 높였다. ‘부동산’이라는 단어만 40회 이상 언급했다. 그는 “금통위원들은 한국 경제를 볼 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을 그냥 두는 게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금리가 예전처럼 0.5% 수준으로 내려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대한 부담이 적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경제 전망치도 수정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은 올해 10월 또는 11월 한 차례 0.25%포인트 내리 것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례적으로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아쉽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며 “다음 주 중으로 추석 명절 성수품 공급 등 민생 안정 대책과 함께 소비 진작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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