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서 트럼프 시대 끝내야, ‘반(反) 트럼프’ 지속이 더 나은 선택”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지지했던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 일부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해리스 부통령을 ‘더 나은 선택’으로 보고 있는 이들이 11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헤일리 지지자 중 일부는 ‘해리스를 위한 헤일리 유권자'(Haley Voters for Harris)라는 정치 활동 단체를 만들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이 단체의 캠페인 책임자인 크레이그 스나이더는 헤일리 전 대사가 경선 후보가 아닌데도 사람들이 그를 계속 지지하는 모습을 보고 단체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경선 후보들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였던 인물이다.

그를 지지하던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은 그가 지난 3월 경선에서 중도하차한 후에도 공화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계속 그에게 표를 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화당 대선후보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대 의사였다.

헤일리 지지자는 대체로 고학력층, 도심 출신, 중도 성향으로 ‘트럼프도, 바이든도 싫어서’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으나, 자신의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을 집결시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책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공화당 등록 당원인 스나이더는 헤일리 지지는 공화당에서 트럼프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면서 “이 그룹에 속한 우리들은 특정 정책 이슈에 대해 민주당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민주당에 투표함으로써 트럼프에 대한 반대를 계속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기로 결정했을 때 우리는 그 노선을 계속 따르고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헤일리 지지자) 이미 공화당 성향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났다. 문제는 그들이 ‘라스트 마일'(last mile, 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구간)에 도달해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 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 라스트 마일을 건너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헤일리 지지자와 자원봉사자 연합인 ‘헤일리 유권자 워킹 그룹’의 공동 의장인 에밀리 매튜스도 해리스 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가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중도로의 가시적인 정책 변화를 공유하고 불만을 품은 공화당원과 온건 유권자들에게 계속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헤일리 전 대사의 변호사들은 지난달 ‘해리스를 위한 헤일리 유권자’ 단체에 헤일리 전 대사가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행위를 자제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이 단체는 계속 활동 중이다. 스나이더는 “우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헤일리 주지사의 대선 입장에 대해 잘못 표현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기로 결정한 헤일리 유권자들이라는 단체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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